스무살 맞은 동물보호활동 "소외된 동물 위해 손 맞잡고 나설 때"

입력
2020.11.23 18:27
남양주 온센터서 동물자유연대 20주년 
"동물복지 연구·동물학대 대응 등 강화"

반려인 1,500만명 시대라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동물보호활동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1999년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가 동물보호활동의 첫 걸음을 뗀 지 이제 20년이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이하 동자연) 대표는 21일 경기 남양주 반려동물복지센터인 '온센터'에서 20주년 기념식을 갖고 "스무 살은 그동안 걸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펼칠 수 있는 나이"라며 "소외된 동물들을 위해 손을 맞잡고 함께 찾아나서야 할 때"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20년전 척박한 환경이었지만 (동물에 대한 가혹한 행위, 동물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먼저 깨달은 사람들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동물보호활동을 시작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동물학대도 잔인해지고 동물을 이용하는 산업도 여전히 늘고 있지만 그럼에도 동물보호법은 진전됐고, 동물학대에 대해 징역형이 내려지는 등 처벌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이 어디에나 있다는 인식도 확장됐다"며 "이는 동물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지지해준 20년 회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또 동물운동가로서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부산시장 구포 개시장∙경기 성남 모란시장 철폐와 돌고래 제돌이 방류를 꼽았다.

동자연은 앞으로 3대 미래비전으로 △동물복지·정책 연구소 건립 △동물학대 대응 전문기관 마련 △시민교육 강화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그 비전을 펼칠 공간으로 경기 파주에 제2온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현재 남양주 온센터에 외부관리 동물을 포함해 총 350마리를 보호하고 있는데 개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제2온센터는 최근 사육이 늘고 있는 고양이 중심 보호소로 만들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제2온센터는 또 대형 운동장을 마련, 평상시엔 고양이들을 위한 자유로운 공간으로 쓰다가 반려동물 교육이나 시민후원 행사 등에도 활용한다는 목표다.

이날 기념식에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성식 경기도수의사회 회장, 카라 전진경 상임이사를 비롯해 20년동안 후원한 회원들이 참석했다. 2016년부터 국회의원 연구단체 '동물복지국회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상은 앞장 서서 뛰는 사람들이 어느 방향으로, 어떤 속도로 뛰는가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라며 "동물자유연대가 앞장선 이 길이 우리 대한민국 동물운동에 가장 반듯하고 정확한 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참석한 최현숙 회원은 "20년 전 개인적으로 사설보호소 지원을 하다 한계를 느껴 조직으로 활동하기로 한 게 동자연 지원의 계기가 됐다"며 "동자연 이사라는 점이 항상 자랑스러웠다. 20년간 많은 분들이 함께 해서 이뤄진 일인 것 같다"고 전했다.

고은경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