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2030년 전까지 탄소 배출량 정점을 찍고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의 ‘2060년 탄소 중립’ 공언에 회의적인 시선이 쏟아지자 공식 석상에서 또 한 번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시 주석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둘째 날인 22일 화상 연설에서 이같이 밝힌 뒤 “중국은 말한 것은 반드시 행한다. 확고히 실천할 것”이라 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대기오염 물질 배출 주범인 화석연료 사용을 과감하게 줄여 온실가스 순배출(배출량-흡수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시 주석은 지난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처음으로 ‘탄소 배출 제로’를 약속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날 ‘지구 수호’를 주제로 한 연설에서 시 주석은 “기후변화 대응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며 “G20이 파리 기후변화협약(파리협정)을 전면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심도 있게 추진해야 한다면서 중국은 세계 최대의 청정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했고, 신에너지 차량 판매량도 5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환경 문제에서의 G20 국가 간 협력을 촉구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산호초 보호, 해양 쓰레기 대응 등에서 협력을 심화하고 글로벌 생태 안전을 위해 강력한 보호막을 구축하는 것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시 주석이 파리협정을 탈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보다 자신이 낫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전략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체 에너지의 85%를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탄소 배출 세계 1위’ 중국이 현실적으로 약속을 지킬 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도 여전하다. 9월 유엔총회 직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중국의 탄소 중립은 기존 시스템을 완전히 뒤집어야 가능하다”면서 “석탄 중독에서 벗어나 엄청난 양의 풍력과 태양광을 만들어야 달성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