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껜 죄송하지만…" 순천시장이 사과한 이유

입력
2020.11.19 18:51
순천시, 20일 0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유흥시설 집합금지, 카페·식당은 운영 방식 제한
허석 시장 "행정명령에 따른 보상 하겠다" 사과

전남 순천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에서 5단계로 세분된 이후 전국에서 처음으로 2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개편 이후 기초자치단체 차원의 단계 격상이 가능해진 것이 배경이 됐다.

허석 순천시장은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순천시는 20일 0시를 기준으로 눈물을 머금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순천지역은 지난 7일 모 은행지점 내 집단감염을 시작으로 13일 만에 58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다만 순천시의 10만명당 확진자 수는 전국 평균을 밑돈다. 그런데도 거리두기 격상을 결정한 것은 인근 지역 전파를 막기 위해서다.

허 시장은 "순천의 확산세를 잡지 못하면 인근 시군으로 계속 확산할 것"이라며 "전남 동부권 생활중심지로써의 막중한 책임감 때문에 코로나19 조기제압을 위해 강수를 두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허 시장은 이번 격상으로 피해를 볼 자영업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유흥시설을 운영하는 분과 카페, 식당 등을 운영하는 분 등 자영업자들께는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 "사태가 수습되면 흡족하지는 않겠지만 행정명령에 따른 보상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8월 위기 때와 달리 가족, 직장, 마을, 학교로까지 광범위하게 번져 지금 잡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밖에 없다"며 "보건소 직원들의 피로도가 한계상황이다. 2월부터 지금까지, 8월의 위기, 11월의 위기를 밤을 새가며 온몸으로 막고 있다. 쓰러지기 직전이다"라고 양해를 구했다.

또 "모두가 여러분의 아들딸이고 형제자매인데, 코로나19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코로나19와의 전투 최일선에서 싸우고있는 그들의 사기를 꺾는 일은 없도록 도와 달라. 엎드려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상향되면 단란주점 등 유흥시설 5종의 집합이 금지된다. 카페는 테이크아웃과 배달만 허용되고, 일반 음식점은 오후 9시가 넘어가면 식당 내 영업은 중단되고 테이크아웃 배달만 가능해진다. 오후 9시 이전에도 시설면적당 인원 제한을 두거나 손님 간 거리를 둬야하는 등의 제약이 생긴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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