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전세' 비판 의식했나… 김현미 "호텔 물량은 전체 2~3%뿐"

입력
2020.11.19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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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대책 11.4만호 중 '비주택 리모델링' 1.3만호

정부가 호텔과 상가를 주거용으로 리모델링 해 2022년까지 총 1만3,0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주거용 호텔'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토론회에서 언급해 이번 전세대책의 주요 방안으로 여겨졌다. 여기에 전방위 비판이 쏟아진 걸 의식한듯, 정부는 "호텔 활용은 극히 일부분일 뿐"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국토교통부는 19일 발표한 주거안정 지원방안에서 "도심 내 상가와 오피스, 숙박시설 리모델링을 통해 2022년까지 총 1만3,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공급하겠다고 밝힌 공공임대 물량(11만4,100가구)의 11.4% 수준이다.

정부는 현재 운영 중인 상가, 오피스, 숙박시설 외에도 건설중인 건물을 용도 전환하거나 설계를 변경해 주거용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규제를 푼다. 지금 운영중인 관광호텔은 용적률이 주거용보다 높은 경우가 많은데, 이를 주거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특례도 마련할 계획이다.

앞선 이낙연 대표의 언급 이후 주거용 호텔은 이번 전세대책의 줄기를 차지할 것으로 여겨졌지만 막상 호텔 리모델링만 따지면 전체 공급 물량의 2~3% 수준에 그친다. 이를 두고 정부가 쏟아지는 비판에 서둘러 호텔 공급 물량을 줄였다는 해석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하지만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가 하는 정책의 아주 작은 부분”이라며 “마치 이번 대책의 90% 수준인것처럼 보여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비 주거용 건물 리모델링을 통한 물량 공급은 유럽 등에서 호응도가 높고, 서울시에서도 진행하는 사업”이라며 “호텔이 1인가구, 청년가구를 위한 저렴한 임대료의 질 좋은 주택으로 변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호텔 활용 전세대책에 대한 비판은 지속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은 이날 성명을 내고 "재벌 계열사 등이 보유한 손님 끊긴 호텔과 법인이 보유한 상가, 사무실을 가격검증 절차 없이 고가에 매입해 공공 자금을 퍼주겠다는 것이냐"라며 "사실상 서민에 고통만 안겨 온 가짜 임대, 무늬만 임대는 사라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세종 =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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