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따른 돌봄공백을 완화하기 위해 시행된 가족돌봄휴가비 지원사업이 내달 종료된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에는 돌봄문제로 인한 혼란이 컸지만, 그간 학교의 돌봄 여력을 보완하는 등 대안이 마련됐다는 정부의 판단이다. 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등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가시화되고 있어 향후 돌봄대응에 차질이 있을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올해 한시적으로 운영해 온 가족돌봄휴가비 지원제도를 올해 말까지만 시행한다고 18일 밝혔다. 올해 사용했거나 다음달 중 사용 예정인 가족돌봄휴가에 대해서는 12월 20일까지 비용지원을 신청해야 한다.
가족돌봄휴가비 지원사업은 감염병 유행으로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휴원ㆍ휴교가 이어지면서 돌봄공백을 겪는 근로자들을 위해 지난 3월부터 시행됐다. 가족돌봄휴가가 올해 1월부터 도입됐지만, 무급 휴가라 경제적 부담을 느끼고 이를 신청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원래 연간 10일인 가족돌봄휴가는 최근 감염병 재난상황임을 고려해 연간 20일(한부모 25일)로 늘어났는데, 중소기업 등 우선지원 대상기업 근로자는 이중 15일에 대해 1일 5만원의 휴가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대기업과 공공기관 근로자도 10일치의 지원금을 신청 가능하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 12일까지 근로자 13만1,772명에게 가족돌봄휴가비용 474억원이 지원됐다. 신청자 중엔 10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 근로자가 52.6%로 절반 이상이었으며,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도 38.3%가 신청했다. 신청 근로자의 성별은 여성(62%)이 남성(38%)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고용부는 지난 8월 코로나19의 2차 재확산 당시에 가족돌봄비용 긴급지원 신청이 급증했지만, 최근 등교수업 확대 등으로 다시 감소하는 등 돌봄문제가 안정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8월 4주에 1,092건이던 가족돌봄휴가비 신청은 9월 4주에 4,463건으로 늘었다가 11월 2주에는 1,563건으로 다시 줄었다.
하지만 이날 하루 신규 확진자가 313명으로 급증한데다 학생ㆍ교사들의 감염도 발생하는 상황이라 제도 종료가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홍석 고용부 통합고용정책국장은 “코로나19로 많은 근로자가 자녀 돌봄에 어려움을 겪은 것을 알고 있다”며 “국회에서 논의 중인 육아휴직 분할 사용 횟수 확대 관련 법안이 조속히 통과되도록 지원하는 등 제도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