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 '폭스뉴스' 버리고 경쟁매체 세우나... 칼가는 트럼프

입력
2020.11.13 13:30
대선 전후로 자기 편 안 들어 원망…"변했다" 저격
"디지털 미디어 회사 만들어 폭스 구독자 뺏어올 계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호의적이던 케이블 뉴스채널 폭스뉴스를 무너뜨릴 계획까지 갖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미 언론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뉴스를 없애고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 회사를 설립하고 싶다고 주변에 말해왔다"고 보도했다.

그간 폭스뉴스는 보수 매체로서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인 2018년에는 창사 22년만에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황금시간대 시청자도 전년 대비 3% 증가한 바 있다. 특히 폭스뉴스의 앵커인 션 해니티는 대표적인 친 트럼프 언론인으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3일 치러진 대선 전후 폭스뉴스와 트럼프 대통령 간의 관계는 멀어지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방송이 민주당 인사들을 인터뷰한 것 등에 불만을 품었다고 한다. 대선 당일 밤 11시쯤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애리조나주(州)에서 승리했다고 가장 먼저 예측해 보도한 것도 폭스뉴스였다. 또 3일 저녁 7시 첫 출구조사 결과 보도에서도 "공화당 텃밭인 조지아에서 바이든이 승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해오고 있다. 실제 3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누가 '집권 후 4년 동안 가장 크게 변한 것 같냐'고 묻는 질문에 '폭스'라고 답했다. 13일에도 자신의 트위터에 "폭스뉴스의 낮 시간대 시청률은 완전히 무너졌고 주말 낮 시간대는 더 나쁘다"며 "그들은 무엇이 그들을 성공하게 했는지 잊어버렸다"고 맹공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잊은 것"이라고 했다. 12일에도 "2016년 대선과 2020년 대선의 가장 큰 차이는 폭스뉴스였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디지털 미디어 회사를 직접 설립해 폭스뉴스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폭스네이션의 구독자를 뺏어 오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월 5.99달러(약 6,700원)을 내고 시청하는 유료 구독자들을 채가겠다는 계획이라는 것. 실제 이날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치르면서 지지자의 휴대전화 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상당량 모아 뒀는데 이 데이터를 디지털 미디어 매체 유료 구독자로 유인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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