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13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지지율) 조사에서 여권 후보로 분류되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이재명 경기지사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윤 총장이 최근 관련 조사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며 양강 구도를 깨고 '3자 구도'를 형성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지 이틀만의 일이다.
CBS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공동으로 지난 10~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총장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11.1%를 기록했다.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인 '선두 그룹' 이낙연(21.1%) 대표와 이재명(20.9%) 지사의 절반 수준이다. 같은 날 발표된 한국갤럽의 조사에서도 윤 총장의 지지율은 11%로 나란히 19%로 나타난 이 대표와 이 지사의 뒤를 따랐다.
이는 앞선 11일 발표된 한길리서치·쿠키뉴스가 이달 7~9일 실시한 조사에서 24.7%의 지지율을 기록, 이 대표(22.2%)와 이 지사(18.4%)를 제쳤던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그렇다면 왜 며칠 만에 윤 총장의 지지율이 '반토막'이 난 걸까. 이는 여론조사 방식이 달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배종찬 인사이트K 소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길리서치의 조사는 (차기)후보가 몇 명 안 된다"며 "특히 야권 후보, 국민의힘 소속 후보는 거의 포함이 안 되다보니 윤 총장 쪽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했다. 반면 CBS·KSOI 조사의 경우 윤 총장과 이 대표, 이 지사를 비롯해 홍준표 무소속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다수의 후보를 선택지로 제시한다. 한국갤럽은 별도의 보기를 주지 않는 '자유응답' 방식이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쏠림 현상이 덜했다는 것이다. 또 유선 면접원과 자동응답 등 조사 방법 역시 답변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윤 총장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1% 안팎의 미미한 지지율을 보이던 윤 총장은 올해 7월 2주 차부터 3위권으로 뛰어올랐다. 이는 '검언 유착' 수사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됐던 시점과 맞물린다. 윤 총장의 지지율은 한 달 뒤인 8월 2주 차 조사에서 9%로 오른 데 이어 이번 조사에선 11%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배 소장 역시 "이번 CBS· KSOI 조사를 보면 '지지 후보가 없다'가 23.3%인데 이 중 한 절반가량은 보수 성향일 것"이라며 "이들이 총장 쪽으로 간다면 한길리서치 조사와 (지지율이) 비슷해진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