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의원연맹 소속 여야 의원들이 12일 한일관계 개선방안 모색을 위해 일본을 방문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최근 3박 4일 일정으로 방일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를 포함해 일본 정·관계 고위관계자들을 만난 데 이어 경색된 양국 관계를 풀기 위한 대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연맹 소속 의원 7명은 이날 오후 도쿄 중의원 제1회관에서 일본 측 파트너인 일한의원연맹과의 합동간사회의를 가졌다. 김 의원은 축사에서 "한일관계는 과거사 문제로 인한 갈등이 경제·안보분야로 비화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양국 정치권이 현안이 어려울수록 발상을 전환해 보다 다각적인 한일 간 교류협력이 이뤄지도록 하고 양국 정상이 해결책을 만들어 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郎) 일한의원연맹 회장은 "일한관계가 최근 몇 년간의 악화한 상황에서 탈피하지 못하면 우리만 (국제 사회에) 뒤쳐지고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대국적 견지에서 이번 의견 교환의 장이 일한 간 새로운 관계 구축에 있어 의미 깊은 형태로 종료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양측은 약 1시간 30분간 의견 교환에 이어 만찬을 가졌다.
김 의원 등은 이날 입국 후 모리 요시로(森喜朗) 도쿄올림픽조직위원장과 '자민당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과도 각각 면담했다. 김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 국민의 힘 김석기 의원은 내일 오후 총리관저를 찾아 스가 총리와 면담한다.
지난해 8월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이후 냉각된 한일관계를 풀기 위해 강창일 당시 한일의원연맹 회장 등 의원단이 방일했을 당시 니카이 간사장과 면담조차 성사되지 않았다. 이에 비해 최근 일련의 움직임은 경색된 양국관계의 돌파구 마련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으로 풀이된다.
한편, 아사히신문은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오는 17일을 전후로 방일하는 방안이 조율되고 있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어 서 실장이 강제동원 배상 문제 해결안을 일본 측에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같은 내용의 국내 매체의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지만, 이날 방일한 의원들은 "서 실장의 방문은 조금 늦어지는 것 같다"고 다른 기류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