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주한 프랑스 대사관 벽에 '무슬림을 무시하지 말라'는 내용의 협박 전단을 붙인 외국인 2명을 추적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4일 협박 전단지를 붙인 혐의(외국사절에 대한 폭행 등)로 30대로 추정되는 외국인 남성 2명의 신원을 파악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1일 오후 10시 30분쯤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주한 프랑스 대사관 담벼락에 전단 5장을 붙이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붙인 전단에는 '우리의 종교를 파괴하지 말라', '우리에게 칼을 들이대는 자, 그 칼에 죽임을 당하리라'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사진에 빨간 펜으로 'X'표시를 한 전단도 있었다. 이들은 범행 전부터 대사관 근처에서 동향을 살피다가 사람이 없는 틈을 타 전단을 붙이는 등 계획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슬람 국가를 중심으로 반(反)프랑스 시위 움직임이 번지는 상황에서 국내서도 테러를 암시하는 듯한 벽보가 붙어 경찰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레바논 등 이슬람권 국가를 중심으로 마크롱 대통령이 이슬람 혐오주의를 조장한다며 반프랑스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앞서 프랑스에서는 한 역사 교사가 이슬람교 선지자 무함마드를 풍자 소재로 삼은 만평을 보여줬다가 이슬람 극단주의 청년에게 참수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 프랑스 남부 니스의 노트르담 대성당 안에서 흉기테러가 일어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이들의 동선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