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혼란과 쇠퇴, 中 안정과 발전"… 중국의 대선 관전법

입력
2020.11.0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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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는 역량 부족, 정치체제 마비사태"
中, 미 대선 둘러싼 불안감·분열 집중 부각
시진핑 "2035년 GDP 2배, 미국 넘어설 것"

중국이 대선을 치르는 미국을 향해 “사회 혼란과 정치 쇠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깎아 내렸다. 반면 중국 스스로에 대해서는 “안정과 발전을 지속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4일 밤 상하이 국제수입박람회 기조연설을 통해 미 대선 이후 중국의 입장을 내놓는다.

중국 환구시보는 이날 “미국의 선거 결과가 아니라 이제 선거 자체가 불확실해졌다”며 “국제사회 규칙을 무시해온 미국의 오만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23만명을 넘어섰다고 언급하면서 “사망자 절반 이상은 이번 대선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트럼프와 바이든이 누가 더 중국에 강경한지를 놓고 경쟁하는 바람에 선거가 일탈을 바로잡기는커녕 오히려 더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중국 매체와 전문가들은 ‘정치적 광신’, ‘대규모 폭동’, ‘기이한 리얼리티 쇼’ 등의 표현으로 미 대선의 맹점을 부각시켰다. 코로나19를 정치 쟁점으로 둔갑시키고, 인종차별은 고착화하고, 당파싸움으로 정치가 극심하게 분열돼 대선에서 단 한 표의 차이 만으로도 미국 전체의 혼란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션이(沈逸) 푸단대 교수는 “선거를 앞둔 불안감에 총기와 탄약이 품절되는 상황은 미국 정치의 쇠퇴를 반영한다”며 “정부는 역량이 부족하고 정치체제는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마비사태”라고 혹평했다.

이와 달리 중국은 온갖 장밋빛 청사진으로 분위기를 추스르며 미국의 패권을 공략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주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2035년까지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보다 두 배로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경제ㆍ사회ㆍ문화 등 각 분야에서 고품질 발전을 실현해야 한다”면서 “중국의 능력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발전을 유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중국은 미국을 뛰어넘기 위한 로드맵을 속속 공개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1인당 GDP가 1만달러를 넘어섰다. 이에 공산당 창당 100년을 맞는 내년 1분기 ‘전면적 샤오캉(小康ㆍ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를 선언하며 구체적 성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대선 이후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가 출범하는 시기와 맞물려있다. 이어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신중국 수립 100년이 되는 2049년에는 세계 최강국으로 도약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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