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미국 대통령 선거가 3일 치러진다. 이번 선거는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권 교체에 나선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대결이자, 연방 하원의원 전체와 상원의원, 주지사 일부를 새로 뽑는 선거다. 초점인 대선 결과는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 여론 조사에서 선거 기간 내내 바이든 후보가 앞서 민주당 승리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트럼프가 격차를 줄여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미국 대선을 세계가 주목하는 것은 그 결과가 국제사회에 끼칠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논란도 적지 않았지만 압도적으로 세계 1위인 군사력, 경제력을 바탕으로 미국은 국제무역 질서를 좌지우지해 왔고 '세계의 경찰'을 자임했던 게 현실이다. 우리의 최대 외교 현안 중 하나가 늘 한미 동맹관계의 유지 발전이었던 역사가 이를 대변한다. 한반도 평화의 관건인 북한 비핵화 문제 해결도 미 대선의 결과에 따라 협상의 물길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걱정스러운 것은 이번 미국 대선이 투표 직후 승패가 결정되지 않는 것은 물론, 1개월 이상 결과를 둘러싼 다툼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면서 투표율은 높아졌지만 코로나 영향으로 늘어난 투표의 상당수는 투표일 며칠 이후까지 개표가 이어지는 사전투표다. 문제는 이 사전투표의 다수인 우편투표에 대해 여론조사에서 열세인 트럼프 진영에서 일찌감치 부정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는데 있다. 자칫 앨 고어와 조지 W 부시가 다퉜던 2000년 대선처럼 사법부가 결정권을 쥘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12월 14일 선거인단 투표 전까지, 아무리 최악이라 하더라도 내년 1월 20일 취임일까지 미국의 새 대통령이 누구일지는 결론이 날 것이다. 다만 극심한 갈등으로 그렇지 않아도 분단 깊은 미국 사회가 더 쪼개지고, 민주주의 모범 국가의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미국이 대선 이후 갈등을 지혜롭게 수습해 트럼프 정권에서 실추된 국제사회의 리더십을 하루라도 빨리 회복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