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천리 '새판짜기' SK · 사장 선임도 못한 한화… 꼴찌들의 엇갈린 행보

입력
2020.11.02 13:37


참담한 한 시즌을 보낸 SK와 한화가 본격적인 팀 쇄신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하지만 SK가 시즌 종료와 동시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반면 한화의 행보는 오리무중이다.

SK는 염경엽 전 감독의 사퇴로 공석이 된 후임 감독으로 선동열 전 KIA 감독을 후보에 올려 놓고 면접까지 진행했다고 밝혔다. SK는 후보 중 한 명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염 전 감독이 구단에 사퇴 의사를 전달한 지난달 26일부터 곧바로 차기 감독 인선 작업에 나섰다. SK 관계자는 "현재 수 명의 후보를 놓고 고심 중이며, 그룹의 재가를 받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마평에 올랐던 SK 출신 일부 프랜차이즈 인사들보다 SK와 무관한 선 전 감독의 이름이 먼저 거론된 것만으로 완전한 '새판짜기'에 돌입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선 전 감독이 부임한다면 코칭스태프 역시 완전히 새로 꾸려질 수밖에 없다.

SK는 지난달 30일 염 전 감독의 사퇴를 발표한 데 이어 올 시즌 임시 지휘봉을 잡았던 박경완 감독대행도 팀을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SK 구단의 얼굴이나 다름 없던 염 전 감독과 늘 차기 감독 후보로 꼽혔던 박 대행의 동반 퇴장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셈이다. SK는 지난달 14일 취임한 민경삼 사장에 이어 감독, 감독대행까지 수뇌부를 전면 새 인물로 바꿔 사실상 SK라는 간판만 남겨두고 모든 걸 바꾸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민 사장의 주도로 SK는 시즌이 종료되자마자 벌써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 계약을 마쳤다.


반면 꼴찌 한화는 할 일이 산적해 있지만 시작도 못 하고 있다. 역시 새 감독 인선이 시급한데 감독을 선임할 구단 대표이사조차 공석이다. 지난달부터 한화가 야구에 정통한 외부 사장을 영입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았지만 한 달이 넘도록 감감 무소식이다. 사장이 없는 와중에도 차기 감독설은 나돌아 어수선하다. 최원호 감독대행 역시 거취에 대한 통보를 받지 못한 상태다. 새 감독이 부임한다면 퓨처스 감독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김태균이 은퇴한 선수단 개편 작업도 시급하다. 하지만 사장이 정해져야 감독을 인선하고 감독이 부임해야 구단과 상의해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구성에 돌입할 수 있다. 한화는 일단 최 대행을 포함한 선수단에 일주일 가량 휴식을 부여한 상태다.

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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