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유죄 판결에…"정봉주 무죄" 재심론 불 지피는 與

입력
2020.10.30 19:48
최민희 "이명박 유죄, 정봉주 무죄" 
박진영 "억울한 옥살이, 안타까워" 
조국 "호오의 문제와 별도로 물어야" 
황희석 "명명백백하게 마무리해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법원에서 징역 17년형을 확정받자 여권 일각에서 'BBK 의혹'을 폭로해 수감됐던 정봉주 전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에 대한 재심론이 대두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았으니, 관련 의혹을 폭로했던 정 전 최고위원은 무죄 판결을 받아야 옳은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은 3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명박 유죄는 정 의원(정봉주 전 의원) 무죄"라며 "정 의원에 대한 보복 판결·억울한 감옥살이·오랜 피선거권 박탈은 누가 배상하나. 민주당은 왜 침묵하나"라고 말했다.

정 전 최고위원은 2007년 대선 직전 이 전 대통령의 BBK 소유 의혹 등을 제기했다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징역 1년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지난 2012년 만기 출소했으며, 2017년 말 문재인 정부에서 특별사면돼 피선거권을 회복했다.

박진영 더불어민주당 상근 부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SNS에서 "언론조차 숨쉬기 어려웠던 시절 'BBK 저격수'에서 출발해 '나꼼수'를 만들어 국민과 함께 울고 웃던 분"이라고 정 전 최고위원을 평가했다.

이어 "결국 억울하게 감옥살이까지 하게 됐다. 다행히 문재인 정부 사면 1호가 되었지만, 지금은 아시다시피 이런 저런 일로 근신 중"이라며 "때로는 가벼운 언행이 눈살을 찌푸리게도 하지만 열정과 정의감, 겪은 고난, 쌓은 공에 비하면 지금의 상황은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했다.

이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세밀한 사실관계를 떠나, '정봉주 유죄판결은 옳았는가?'라고 다시 묻고 싶다"며 "이는 정봉주 개인에 대한 호오(好惡)의 문제와 별도로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미 MB의 유죄판결을 통해 정봉주 의원의 결백은 사실상 판단받은 셈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를 명명백백하게 마무리해야 한다"며 "야사(野史)가 아니라 정사(正史)에 기록돼야 한다"고 정 전 최고위원의 재심을 촉구했다.

이소라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