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인당 평균 대출액이 1년 사이 7% 넘게 늘어나며 지난해 4,200만원을 넘어섰다. 특히 29세 이하 직장인은 대출 증가율이 47%에 달해 젊은 층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 추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대출액은 1억6,000만원을 넘겨 직장인 평균보다 4배 이상 많았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일자리 행정통계 임금근로자 부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임금근로자의 평균 대출액은 4,245만원으로 전년보다 7.1%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은 1,787만원으로 0.1% 줄었지만, 신용대출(1,007만원)과 주택 외 담보대출(1,256만원)이 각각 11.0%, 15.4% 증가했다. 대출잔액 기준 연체율은 0.56%로 전년과 동일했다.
연령별로는 20대의 부채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29세 이하 직장인의 평균 대출액은 1,243만원으로 1년 사이 46.8%나 늘었다. 주택 외 담보대출이 85.8% 급증했으며,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도 26.6%, 27.4%씩 골고루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주택 외 담보대출 가운데 특히 전세자금대출과 보금자리론의 증가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결국 주택 관련 '영끌'의 영향이 큰 셈이다.
30대 평균 대출액도 14.0% 늘어난 5,616만원으로 집계됐다. 40대는 증가율이 4.7%였지만 평균 대출액이 6,205만원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컸다. 그밖에 50대는 5,134만원으로 0.1% 늘어난 반면, 60대(3,313만원)와 70대 이상(1,495만원) 평균 대출액은 각각 4.3%, 6.0% 감소했다.
직장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종사자 평균 대출이 6,688만원으로 중소기업 종사자 평균(3,368만원)의 두 배 수준이었다. 산업별로는 금융·보험업 종사자 평균 대출이 8,59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정보통신업(6,079만원), 공공행정·국방·사회보장 행정(5,970만원),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5,763만원)이 뒤를 이었다. 숙박·음식점업 종사자의 개인 대출액은 1,487만원으로 가장 낮았으나, 연체율은 1.31%로 모든 산업에서 가장 높았다.
이날 처음 발표된 '개인 사업자 부채'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개인 사업자의 평균 대출액은 1억6,428만원으로 2017년 대비 4.78% 늘었다. 2018년 직장인 부채와 비교하면 4.1배나 큰 규모다. 특히 40대에서 대출이 가장 많은 직장인과 달리 자영업자는 50대(1억9,060만원)에서 최대였다.
매출액별로는 3,000만원 미만에서 평균 대출이 1억1,154만원이었지만, 매출이 늘수록 대출도 증가해 10억원 이상 매출 자영업자는 대출액이 7억9,549만원에 달했다. 산업별 평균 대출액은 보건·사회복지 분야가 4억8,894만원으로 가장 컸으며, 부동산이 2억7,839만원, 농림어업이 2억7,63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용도별로는 가계를 위한 개인용도 대출이 8,861만원으로 사업 용도(7,567만원)보다 오히려 더 많았다. 다만 통계청 관계자는 "해당 구분은 실제 사용처를 반영하고 있지 않다"며 "개인 대출을 받은 뒤 실제 사업에 사용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