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방역 대응 칭찬에…美 보건 장관 "교회 예배 체포해 막은 것"

입력
2020.10.24 18:30
에이자 장관, CNN이 트럼프의 코로나 대응 질책 하자
"韓 군대와 경찰이 교회 예배 참석자들 체포해" 주장

알렉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대해 미국과 한국의 사례를 비교하는 발언을 했다. 한국 정부가 교회 예배에 참여한 사람들을 체포하는 식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았다는 것이다. 이날 미국은 일일 확진자가 8만명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CNN방송은 23일(현지시간) 에이자 장관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에 대해 지적했다. 미국은 이날 8만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고, 누적 사망자는 23만명에 달했다. 짐 시큐토 CNN 앵커는 이날 에이자 장관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더 공격적으로 진단 검사를 하는 등 코로나 확산세를 막으려 노력했다면 지금처럼 많은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국은 미국과 같은 시기에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빠른 진단 검사, 감염자 추적 등으로 인해 3만명도 안 되는 확진자가 나오며 잘 막아내고 있다. 그렇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에이자 장관은 "동의하지 않는다"며 "한국과 미국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한국에선 대형교회에서 예배를 통해 감염이 확산됐고, 그곳을 봉쇄해 참석한 사람들을 군대와 경찰이 체포하는 식으로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한국의 코로나 대응 사례를 비교하면 안 된다고 못박았다. 또한 미국 역시 손 씻기,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지만 유례없는 비난을 받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도 드러냈다.

이는 국내에서 신천지, 사랑제일교회 등 대형교회에서 진행한 예배를 통해 집단감염이 발생한 사례를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군대 등 공권력을 이용해 예배에 참석한 교인들을 강제로 체포하거나 연행한 적은 없다.

한편 미국은 확산세가 다시 피어오르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군중 피하기, 손 씻기 등 기본적인 공중 보건 사항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시행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불평하더라도 마스크 사용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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