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을 통해 주문된 음식을 전달하는 배송기사 ‘배민 라이더’들의 수입이 인상될 전망이다. 회사 측이 안전 조치 강화와 처우 개선을 약속하면서다.
배민을 운영하는 플랫폼 기업 우아한형제들은 배민라이더스를 운영하는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이 민주노총 서비스연맹과 22일 이런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측은 “비대면(언택트) 소비 확산으로 배달 물량이 급증하면서 배달 플랫폼 기업과 일하는 배송기사들의 노동 환경이 사회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플랫폼 기업과 종사자가 처음 자율적 단체협약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협약으로 배민 라이더들은 건당 200~300원의 배차중개수수료를 면제받는다. 배달대행업계는 앱으로 주문이 들어오면 이를 특정 라이더에게 연결해주고 관례적으로 수수료를 받고 있다. 배민 측이 이번 협약 이후 이 금액을 가져가지 않으면 그대로 라이더의 수입이 된다.
복지도 확대된다. 건강검진과 의류 구입 비용을 지원 받고, 장기 계약 라이더는 휴식지원비도 제공받는다. 또 우아한청년들은 정기 안전 교육을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기상 상황이 안 좋을 땐 배송 서비스를 중지하기로 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태풍 같은 악천후엔 배송 수요가 늘기 때문에 업계 한편에선 오히려 배송료를 더 주면서 무리한 배달을 하는 경우가 여전히 있다”며 “이를 차단하는 등의 안전 장치를 명문화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번 협약을 적용 받는 배송기사는 배민라이더스와 계약을 맺고 일하는 라이더 약 3,000명으로, 배민 앱의 전체 주문량 중 약 3%를 담당한다. 민트색 오토바이를 타고 배민 앱에서 주문된 음식을 배송하는 이들은 법적으로 개인사업자(자영업자)다. 식당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배민 같은 온라인 플랫폼은 중개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라이더들과 단체교섭을 할 의무는 없다. 우아한청년들 관계자는 그러나 “국내 플랫폼 산업이 초기인 만큼 노동자와 상생하는 선례를 만들기 위해 지난 6개월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산하 배민라이더스지회와 교섭을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개인사업자인 플랫폼 종사자로 이뤄진 노동조합을 민간기업이 자발적으로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