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 때문에"… 멜라니아, 트럼프 유세 동참 취소

입력
2020.10.21 07:59
4년 전에도 선거운동 관여 안 해
대신 이방카 등 자녀들이 적극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16개월 만에 남편의 유세에 동참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20일(현지시간) 멜라니아 여사의 비서실장인 스테퍼니 그리셤은 CNN방송에 “멜라니아 여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회복하면서 매일 나아지고 있지만 기침이 계속되고 있다”며 “예방 차원에서 오늘 유세에 가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일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멜라니아 여사는 백악관에서 칩거하다 14일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초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저녁 펜실베이니아주(州) 이리 유세장을 찾아 대통령의 막판 스퍼트에 힘을 보탤 계획이었다. 남편보다 더 바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아내 질 바이든과 대조적으로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해 6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선언한 이후 단 한 번도 유세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 8월 공화당 전당대회 때 찬조연설을 한 게 전부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 영부인이 추후 다른 유세에 동참할지 여부에 대해선 논의되고 있는 것이 없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다른 이유가 아닌 건강 문제가 맞다”면서 “멜라니아가 계속 기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중들 앞에서 기침하는 모습이 포착될 경우 유세에 역효과가 날 가능성을 대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오는 22일 마지막 대선후보 토론에는 멜라니아 여사도 참석할 예정이다.

멜라니아 여사는 4년 전 대선 때도 남편의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았고, 백악관 입성 후에도 존재감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 편을 택했다. 대신 자녀들이 선거운동에 적극적이었다. 이번 주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미시간ㆍ위스콘신ㆍ노스캐롤라이나ㆍ플로리다 등 주요 경합주를 돌 예정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부부도 곳곳에서 지원 사격에 나선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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