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이탈에 대형병원 진료비 급감… 동네 병·의원은 늘었다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집단 사직한 올해 2월 이후 대형병원 진료비는 급감했지만, 반대로 동네 병의원 진료비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병원·의원 등 전체 의료기관의 전체 진료비는 약 28조5,923억7,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 감소한 수치다. 종류별로 보면 전공의들이 이탈하면서 의료 공백으로 타격을 입은 상급종합병원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올해 2~6월 상급종합병원 진료비는 6조8,669억6,000만 원으로, 지난해(8조3,199억 원) 대비 17.5% 급감했다. 이어 종합병원 진료비는 7조2,574억3,000만 원으로 3.9% 감소했다. 반대로 대형병원 대신 비교적 규모가 작은 동네 병원이나 의원은 반사이익을 누렸다. 같은 기간 병원 진료비는 3조8,998억8,000만 원으로, 지난해(3조8,008억 원) 대비 2.6%가 늘었다. 의원의 경우도 10조5,680억6,000만 원으로 2.4% 증가했다. 진료 건수와 인원은 모든 의료기관에서 줄었지만, 규모가 큰 병원일수록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전체 의료기관 진료 건수는 3억509만6,000건으로 지난해보다 6.1%(1,990만3,436건) 줄었다. 이 중 상급종합병원은 1,749만7,000건으로 전년 대비 14.9%, 종합병원은 2,827만9,000건으로 11.2%, 병원은 2,485만7,000건으로 9.0%, 의원은 2억3,446만2,000건으로 4.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 인원 감소 폭은 상급종합병원(11.3%), 종합병원(8.9%), 병원(8.0%), 의원(2.2%) 순으로 나타났다. 한 의원은 "의료 공백 장기화로 인해 중증·응급·희귀 질환 환자의 진료를 전담하는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면서 "추가 재정 지원방안 등 상급종합병원의 진료 역량이 위축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