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고-야탑고 개막전 격돌…'가을 봉황'을 잡아라

입력
2020.10.1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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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16일 서울 목동ㆍ신월구장에서 동시에 개막해 18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전통의 여름 축제였던 봉황대기가 사상 처음 '가을 야구'로 치러진다. 프로야구 신인 지명과 대학교 수시 입학 전형이 끝난 뒤 열리기 때문에 1, 2학년에겐 전례 없는 기회의 장이 될 전망이다.

개막일인 16일에는 총 6경기가 열린다. 하이라이트는 신월구장에서 개막 첫 경기로 열리는 전통의 명문 광주일고와 신흥 명가 야탑고의 경기다. 광주일고는 1983년 우승 이후 봉황대기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지만 2000년대에만 세 차례(2004ㆍ2005ㆍ2009년) 결승에 진출했고, 4강에도 한 번(2017년) 오르는 등 줄기차게 패권 탈환을 노크하고 있다. 성영재 광주일고 감독은 “3학년은 2명만 포함시켰다. 1, 2학년들이 전국 대회를 뛰어본다는 건 큰 경험이라 생각한다”면서 “봉황대기를 끝으로 올 시즌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맞서는 야탑고는 1997년 창단해 2017년 봉황대기를 제패했다. 올 시즌에도 고교 정상권으로 평가 받고 있지만 아직 우승은 없다. 특히 3학년을 제외하고도 송정인(투수) 오서준(포수) 등 2학년 자원들이 뛰어난 팀으로 꼽힌다.

목동구장에선 세 번째로 열리는 경주고와 대구고의 경기에 관심이 쏠린다. 대구고는 봉황대기 3회 우승(2008ㆍ2010ㆍ2018년)에 빛나는 강호, 경주고는 2013년 재창단한 팀이다. 전력만 놓고 보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지만 경주고도 봉황대기에 기분 좋은 기억이 있다. 재창단 이듬해인 2014년 14명의 초미니 선수단으로 봉황대기에서 8강의 기적을 일으켰다. 2018년부터 팀을 이끌고 있는 김용국 경주고 감독은 "우리는 앞선 대회들부터 3학년이 모자라 2학년들 4, 5명이 꾸준히 뛰었다. 시즌 마지막 대회인 봉황대기에서 좋은 성적에 도전해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봉황대기는 국내 유일의 통합 토너먼트 대회로 이변이 속출하는 데다 올해엔 특수 상황까지 겹쳐 우승팀을 점치기 어려워졌다. 산전수전 겪은 백성진 LG 스카우트팀장조차 "정말 모르겠다"고 웃으며 "그래도 서울, 경기권 팀들이 올 시즌 내내 안정적인 전력을 보였다. 올해 한 번씩 우승을 차지한 팀들(강릉고ㆍ김해고ㆍ장충고)도 2관왕에 도전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엔 전국 80개 전 고교팀이 출사표를 던졌다. 32강까지 양 구장에서 나뉘어 열리고, 16강부터는 목동구장에서 '초록 봉황'의 주인공을 가린다.



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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