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세 명 중 한 명 “한글 띄어쓰기 어렵다”

입력
2020.10.09 16:10
한글날 기념 한글 인식 조사 결과


우리 국민의 세 명 중 한 명은 띄어쓰기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리서치가 한글날을 앞두고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글에 대한 이미지와 인식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35%가 띄어쓰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외래어 표기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응답자는 44%에 달했으며, 특히 60세 이상 고연령대와 고졸 이하 학력 응답자들이 한국어 문법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잘못된 글이나 문장을 보았을 때 “글의 내용에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65%에 달했다. 열 명 중 여섯 명(61%)는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잘못된 글을 쓴 사람의 교육 수준이 낮아 보인다”고도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세대별로 한국어 문법을 잘 안 지키는 연령대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문법을 잘 지키는 사람의 나이가 어려 보인다고 답하고, 연령대가 높을수록 고연령대의 사람들이 문법에 취약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 국민이 한글에 대해 갖고 이미지는 대부분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글’ 하면 떠오르는 느낌이나 이미지로는 ‘우리나라(대한민국)’ ‘아름답다’ ‘과학’ ‘세종대왕’ ‘쉬운’ 등 자부심과 관련된 것들이 많았다.

초성체(한국어 단어의 초성만 쓰는 것)나 외계어(한국어 외에 다양한 특수문자를 섞어 사용하는 것), 이른바 ‘야민정음’(모양이 비슷한 글자끼리 서로 바꿔쓰는 것)이라 불리는 한글 변용에 대한 의견은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반면 한글 변용 신조어 사용 경험이 높은 세대, 특히 20대들은 전체 의견과 달리 한글 변용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전체 응답자의 93%는 일상생활에서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등 한국어 문법을 잘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고 답했다. 또 87%는 스스로 문법에 맞게 한국어를 잘 사용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소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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