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주상복합 화재, 9일 10시 20분 재발화…주민들 "어떡하노" 발만 '동동'

입력
2020.10.09 10:25
재발화에 "어머나 어떡하노, 또 다 태우네''
소방헬기 물을 뿌릴 때마다 두 손을 모아 합장
허리 굽신 거리며 ''감사합니다" 연발 하기도


8일 밤 발생한 울산 주상복합 화재는 9일 오전 10시 20분 불이 재발하는 등 잔불이 계속되면서 화재현장 주변에서는 안타까운 상황들이 이어졌다.

이날 아침 화재 현장에서 발을 동동 굴리던 한 주민은 불 난 건물을 소방헬기가 지나 가면서 물을 뿌릴 때마다 두 손을 모아 합장을 하고 허리를 계속해서 굽신 거리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반복하기도 했다. 불이 타면서 아파트 안에서는 ''펑펑'' 거리는 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검은 연기가 계속해서 뿜어져 나왔다.

특히 10시 20분쯤에는 28층에서 다시 불이 붙어 불이 외벽을 타고 올라가 29, 30층으로 번지기 시작했고 불과 10여분 만에 꼭대기 층까지 확산됐다.

지켜보던 시민들은 ''아이고, 아이고''하며 탄식을 연발했고 ''어머나 어떡하노, 또 다 태우네''라고 외치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인근 원룸 건물주는 ''12시쯤인가 불난 건물에서 불똥과 불이 붙은 외벽 조각들이 비 오듯 쏟아져 급히 밖으로 대피했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에 치를 떨었다.

불난 건물 21층에 거주하는 70대 남성은 ''11시 반쯤 어두운 비상계단을 더듬어 겨우 탈출했다''면서 ''11 층 쯤인가 내려오는데 검은 연기가 가득해 겨우 탈출할 수 있었다"고 탈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전 화재현장은 경찰이 주변을 엄중히 통제하는 가운데 소방헬기가 수시로 물을 뿌렸다. 공중에서 흩어지는 물 줄기가 건물의 남은 연기를 줄이고 있으나 계속해서 검은 연기 피어 오르고 있다.

주변에는 매케한 냄새가 가득한 상태로 화재가 난 건물 주변의 통제선 밖 곳곳에는 사람들이 모여 화재 현장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올려다 보며 완진을 초조하게 기다리기도 했다.

김창배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