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백신 맞으면 효과 좀 더 좋을까... 무료 백신과의 차이는?

입력
2020.10.07 19:30
백신 유통 경로는 2가지
정부 개입 여부로 경로 달라져
올해 모두 '4가'로 효능 동일해


상온에 노출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대부분이 안전한 것으로 결론나면서 이달 12일쯤 만13~18세 청소년들의 국가 무료 독감 예방접종이 재개될 예정이다. 하지만 자녀가 무료로 접종을 할 수 있는데도 유료 백신을 맞히려는 부모들도 있다. 부실한 백신 관리 실태가 드러나면서 무료 예방 접종은 “믿을 수 없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독감 백신 무료접종과 유료접종, 무엇이 다르고 같은지 비교해봤다.


정부가 샀나, 병원이 샀나 차이뿐… ‘똑같은 백신’

올해 공급된 독감 예방접종 백신은 국내 제조사 8곳, 해외 제조사 2곳 등 총 10개 회사에서 만든 제품이다. 제조사에서 만들어진 백신은 2가지 경로를 통해 병원과 보건소에 전달된다.

먼저, 정부가 대량으로 구매해 병원에 공급하는 백신이다. 면역력이 약해 예방접종을 꼭 해야하는 국민들이 무료로 접종할 수 있게 하기위해서다. 정부에서는 이를 ‘총량구매-현물공급’ 방식이라 부른다.

정부는 만 13~18세 청소년과 만 62세 이상 어르신이 맞는 백신을 이 방식으로 공급했다. 올해 정부와 조달 계약을 맺은 신성약품이라는 도매업체가 제조사 10곳으로부터 백신을 받아 전국의 의료기관에 배송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가 상온이나 0도 이하의 저온에서 유통된 것으로 밝혀졌고, 이에 해당하는 47만 도즈(1도즈는 1회 접종 분량)는 수거하기로 했다.

두번째는 의료기관들이 백신 제조사로부터 직접 구입하는 백신이다. 이 백신은 무료일 수도, 유료일 수도 있다. 정부의 무료 접종 대상인 6개월~12세 이하 어린이와 임신부는 병원이 구입해 둔 백신을 무료로 맞는다. 하지만 그 외 일반 성인은 3, 4만원 정도의 비용을 내야 한다. 병원들은 미리 사 둔 백신 중 어린이와 임신부에게 무료로 접종한 것은 보건소에 백신비와 시행비를 청구한다.

결국 무료든 유료든 같은 제조사에서 만들어진 같은 백신이다. 정부가 구입해서 병원에 가져다 준 것인지, 병원이 직접 구입한 것인지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똑같은 백신이지만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유통 경로만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무료 접종은 3가... 올해는 모두 ‘4가’

지난해까지는 무료와 유료 백신의 종류가 달랐다. 독감 백신은 백신에 바이러스 종류가 몇 가지 포함돼 있는지에 따라 3가와 4가로 나뉜다. 3가 백신에는 A형 바이러스 2종류, B형 바이러스 1종류가 들어있고, 4가 백신에는 A형과 B형 모두 2종류씩 포함돼 있다. 4가를 접종하면 B형 바이러스 1가지를 더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까지는 무료 접종 대상자들에게 3가 백신을 지원했다. 하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과 4가 백신을 지원해야 한다는 여론 등의 영향으로 무료 접종 대상자에게도 모두 4가 백신을 지원한다. 무료와 유료 백신 모두 4가로 똑같은 효능을 가진 같은 제품이이지만 서로 다른 경로로 병원에 전달되는 것 뿐이다.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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