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구입자 어릴수록 임대목적 비율 높다

입력
2020.10.06 10:00
3년간 45만명 분석 결과...19세이하 76% "임대할 것"
소병훈 의원 "금수저 임대업자 규제 안하면 박탈감↑"


서울지역 주택 구매자들은 나이가 어릴수록 임대 목적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ㆍ20대는 임대목적 비율이 60%를 웃돌아 부모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주택을 구매하는 이른바 ‘금수저 임대사업자’인 것으로 추정됐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경기광주갑)의원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서울시에 제출된 약 60만건의 주택자금조달계획서 분석 결과 주택구입자 45만 5,930명 가운데 42%인 19만1,058명이 “임대사업을 하기 위해서 집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특히 만 19세 이하 미성년자 430명 가운데 76%인 328명은 임대사업을 하기 위해 집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20대 역시 전체 1만1,914명의 60%인 7,122명이 임대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했다.

연령별로는 2018년생(만 2세) 주택구매자 4명 중 4명이, 2016년생(만 4세) 주택구매자 9명 중 8명이, 2006년생(만 14세) 주택구매자 29명 중 25명이 집을 임대하겠다고 응답했다.

주택구매자가 100명이 넘는 연령에서는 1997년생(만 23세)이 전체 주택구매자 353명 가운데 83%인 294명이 서울 집을 임대하겠다고 응답해 임대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1998년생(만 22세) 역시 주택구매자 265명 가운데 83%인 219명이 임대사업 목적을 밝혀 뒤를 이었다.

반면 60대 이상 주택구매자는 임대하기 위해서 집을 구매했다는 비율이 38%로 전체 세대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30대가 40%, 40대가 43%, 50대가 44%로 나타났다.


소병훈 의원은 “2018년 이후 서울에서 집을 산 1995년생(만 25세)부터 2000년생(만 20세) 주택구매자들 2,230명 가운데 78%가 임대사업을 하기 위해 집을 샀다”면서 “정부가 어린 나이에 부모 도움으로 임대사업을 시작한 ‘금수저 임대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지 않으면 청년 무주택자의 상실감과 박탈감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범구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