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당시 계엄군 측 헬기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과 관련해 5일 유죄판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진상규명을 재차 호소했다.
조 신부는 이날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전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에 못 미치는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한 것과 관련해 "사자명예훼손 최고형이 2년인지라 2년이라도 나오려나 했더니 검찰 측에서는 1년 6개월로 했는데 6개월 차이니 그러려니 한다"며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죄의 판결이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두환 측은) 피해자들 증언이 하나같이 거짓말이고 허구라 신빙성 없다는 논리를 계속 전개하고 있다"며 "이 재판은 단순히 한 개인의 사자명예훼손을 다루는 문제가 아니라 광주 5·18 진상규명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사안인지라 유죄 판결을 얻어내는 일이 최고의 관심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헬기 기총소사 관련 당시 누구도 증거를 수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는데 40여년이 지난 후 할아버지가 돼있는 사람들의 증언이 딱딱 맞아떨어진다면 그게 오히려 더 이상할 것"이라며 "5·18 만행 관련 모든 증거를 말소, 훼손했기 때문에 수집을 못 했던 것을 고려치 않고 무조건 증거를 내라고 하는 상황도 가관이다"라고 토로했다.
또한 조 신부는 "그 사람(전두환)은 자신이 저지른 그 엄청난 만행 자체를 '정권 창탈을 위해 어쩔 수 없었고 약육강식의 강자로서 떳떳한 일을 한 것'이라는 사고방식으로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있다"며 "재판, 광주시민, 전국민에 대한 우롱을 하는데, 우리는 이 법정에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다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도 (전두환이) 알츠하이머라면서 골프치고 호화식사를 하는 파렴치한 모습이 얼마나 비양심적인 존재인지 말해주는 반증"이라며 "광주 시민이 많이 죽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저렇게 행동하면 안 되는 것인데, 헬기 기총소사가 있었다 없었다를 떠나서 무고한 시민들을 죽인 것은 죄가 아니어서 뻔뻔하고 떳떳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전두환 측의 태도와 관련해 "자기의 죄상이 법적으로 유죄라 드러나게 되면 그동안 죄가 아니었다면서 조작했던 모든 것이 무너지게 되지 않겠느냐"며 "온갖 만행이 앞으로 만천하에 더 많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유가 있다는 식으로 미화시키고 계속해서 뻔뻔하게 나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5·18 관련 증거수집·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그때 김대중 대통령께서 뭐 하셨는지 정말 너무나 답답하다"며 "이런 만행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광주 5·18 문제는 반드시 짚고 가야 하고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은 결코 멈춰서는 안 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