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서재응 이후 다시 여기 류현진, 김광현

입력
2020.09.2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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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33ㆍ토론토)과 김광현(32ㆍ세인트루이스)이 박찬호ㆍ서재응 이후 15년 만에 '코리안 리거' 동반 승리를 따냈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25일(한국시간) 나란히 뉴욕 양키스, 밀워키전에 선발 등판해 동반 승리를 챙겼다. 먼저 승전보를 올린 건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양키스와 홈 경기에서 7이닝 5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토론토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이어 밀워키와 홈 경기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5이닝 5피안타 1실점 호투를 펼쳐 세인트루이스의 4-2 승리에 발판을 놨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이날 전까지 세 번이나 같은 날 등판했지만 승리가 엇갈렸다. 하지만 네 번째 도전인 이날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각각 5승, 3승째를 수확하며 2020시즌을 ‘해피 엔딩’으로 장식했다.

한국인 빅리거가 같은 날 승수를 챙긴 건 2005년 8월25일 이후 처음이다. 15년 전 샌디에이고에서 뛰었던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휴스턴전에서 5이닝 5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승리를 따냈고, 뉴욕 메츠 소속이었던 서재응은 애리조나전에서 7이닝 7피안타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토론토, 4년 만의 PS행… "토론토 MVP는 류현진"

토론토 이적 첫해 마지막 등판에서 류현진은 최고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그 동안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천적’ 양키스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진출까지 확정시켰다. 토론토가 ‘가을 야구’를 하는 건 2016년 이후 4년 만이다.

무엇보다 류현진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에이스다운 역투를 펼쳤다. 이날 올 시즌 처음으로 7이닝 이상 소화했고, 최다 투구 수 100개를 찍었다. 올해 토론토 선발 투수가 7이닝을 버틴 건 류현진이 처음이며, 팀 내 마지막 기록은 2019년 8월23일 제이콥 와그스첵이었다. 또 시즌 평균자책점은 3.00에서 2.69까지 끌어내리며 3시즌 연속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올해 평균자책점 순위는 아메리칸리그 4위다.

류현진은 경기 후 “나는 이기기 위해 토론토에 왔다”며 “등판한 경기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해 평소보다 기쁨이 두 배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지 취재진도 일제히 찬사를 보냈다. MLB닷컴의 키건 매티슨 기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류현진이 평균자책점을 2.69로 낮췄다”며 “2020시즌 토론토의 최우수선수(MVP)”라고 평가했다. 데일리 하이브의 이언 헌터 기자도 “류현진이 올 시즌 12차례 선발 등판에서 7차례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는데, 류현진을 뺀 나머지 투수들이 기록한 퀄리티 스타트는 단 4차례”라며 에이스의 독보적인 성과를 조명했다.

루키 김광현, 가을 야구 3선발도 ‘찜’

올해 메이저리거 꿈을 이룬 김광현도 데뷔 첫해부터 안정감을 뽐내며 포스트시즌 3선발 자리를 사실상 예약했다. 시즌 개막 때만 해도 선발 경쟁에서 밀려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팀 내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고, 그 이후 팀 에이스 애덤 웨인라이트 못지 않은 안정감을 뽐냈다. 선발로 24.1이닝 연속 비자책 행진을 벌였던 김광현의 선발 투수 성적은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42다.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도 포스트시즌 경쟁 팀인 밀워키를 상대로 빠른 공과 슬라이더, 체인지업까지 구사하며 5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1.59였던 평균자책점은 1.62로 소폭 상승했지만, 시즌 평균자책점은 여전히 3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가장 낮다.

KBO리그에 이어 빅리그에서도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김광현은 공을 안방 마님들에게 돌렸다. 그는 “한국에서 첫해부터 박경완이라는 대포수를 만났고, 여기서는 야디에르 몰리나라는 포수를 만나서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몰리나는 웨인라이트와 함께 내가 메이저리그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준 선배”라고 고마워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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