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시절 '성적 침해', 성인돼서 직접 배상 청구한다

입력
2020.09.24 19:15
민법 일부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성폭력 등 ‘성적 침해’를 당한 미성년자가 성인이 돼서 직접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민법이 개정됐다.

법무부는 24일 미성년자가 성폭력, 성추행, 성희롱이나 그 밖의 성적 침해를 당한 경우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일정 기간이 지나면 권리가 사라지는 것)를 성년이 될 때까지 유예하는 내용이 담긴 민법 일부개정안이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현행 민법은 미성년자가 성적 침해를 당한 경우 부모 등 법정대리인이 손해나 가해자를 알게 된 날로부터 3년 내 또는 손해가 발생한 날로부터 10년 내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정대리인이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으면 피해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청구권이 만료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성적 침해를 당한 미성년 피해자들은 만 19세가 된 때부터 소멸시효 기간 내 손해배상 청구권을 스스로 행사할 수 있게 됐다. △가해자를 알고 있다면 성년이 된 때부터 3년 이내에, △가해자를 알 수 없다면 성년이 된 때부터 10년 이내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전에 발생한 성적 침해도 개정안이 시행되기 전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면 개정법률이 적용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개정 민법이 시행되면 사회적 약자인 미성년자의 법적 권리는 보다 강화되고, 성폭력 가해자의 법적 책임은 가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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