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 우려' 속 오히려 내린 서울 평균 전셋값... "고가 거래 사라진 탓"

입력
2020.09.21 15:00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 4억1,936만원
7월보다 3800만원 하락
"고가 거래 줄어 저가 위주 통계 잡힌 탓"

최근 전세 품귀 현상 속에 주요 인기단지에선 억원 단위로 치솟는다는 소식이 들리던 서울 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지난달 3,800만원 가량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계약갱신청구권을 보장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 여파로 고가 아파트 전세거래가 크게 줄며 평균을 끌어 내린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평균 전셋값 하락도 단기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21일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월 대비 3,806만원 떨어진 4억1,936만원이었다. 지난 6월 4억8,282만원을 기록한 후 2개월 연속 내림세다. 이달 들어 4억3,301만원으로 소폭 상승했으나, 아직 월말에 도달하지 않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는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전셋값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평균 전셋값이 가장 높은 서초구는 7월 8억4,006만원에서 지난달 6억9,903만원까지 떨어졌다. 한달 새 16.8%가 떨어진 셈이다. '강남3구'에 속한 강남구와 송파구 역시 고점이었던 6월에 비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으며, 이후로도 서초구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전세 거래량도 함께 감소했다. 지난 6월 1만1,184건이던 거래 건수는 지난달 6,271건으로 급감했다. 통상 2년인 전월세 계약 기간을 감안한 2018년과 비교해도 39.6% 감소한 수치다. 이달 들어서도 15일까지 신고된 전월세는 1,507건에 그쳐 거래량 감소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각에선 임대차법 개정 이후 평균 전셋값 수준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실제 통계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이는 고가 전세 매물의 거래량이 급감한 영향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가격이 높고 거주환경이 좋은 아파트의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거래계약의 평균 가격이 전체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는 "재건축 조합원 의무 거주기간이나 양도세 비과세 적용 조건에 거주요건이 추가되며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려는 움직임도 일부 반영된 결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같은 평균 전셋값 하락세가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가격 상승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함 랩장은 "올해 서울에 남은 입주 물량은 1만가구, 내년도 2만5,000가구 정도에 그쳐 부족한 편"이라며 "임대차법 개정으로 전세 재계약이 증가하면서 전세 매물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고, 청약을 위해 무주택자로 머무르는 수요도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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