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한석씨가 '라임자산운용 사태'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손실 가능성이 없다는 금융사의 말에 속아 거액의 투자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1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 신혁재) 심리로 열린 장모 전 대신증권 센터장의 공판에서 "장 전 센터장이 '라임 펀드의 원금 손실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고 예금처럼 안전하다. 손실이 날 가능성은 로또 당첨되기 보다 어렵다'고 말해 그대로 믿고 펀드에 가입했다"고 진술했다.
대신증권은 라임펀드 판매액이 가장 많은 증권사인데, 그 중에서도 장씨가 재직한 반포WM센터에서 대부분의 라임펀드가 팔렸다. 장씨는 고객의 투자성향을 제대로 따지지 않고 라임 펀드를 원금 보장 상품인 것처럼 고객을 속인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김씨는 "전세 보증금 8억2,500만원을 투자하는 것이어서 항상 안전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장 전 센터장도 100% 담보가 있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는 안전한 상품이라고 말했다"며 "안전하게 수익을 내는 상품이라고 해서 주변 동료들에게도 가입한 상품과 장 전 센터장을 소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계약 과정 절차도 엉터리였다고 했다. 김씨는 "항상 장 전 센터장에게 구두로 설명을 듣고 돈부터 보낸 뒤 나중에 투자계약서에 서명했다"며 "계약서에 자필로 적어야 하는 문구도 장 전 센터장이 미리 연필로 적어오면 그 위에 덧대 쓰는 방식으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서에 '공격형 투자', '원금 30% 손실 감수' 등의 문구가 있어서 물어봤지만, 장 전 센터장은 항상 형식적인 것이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며 "상품 가입서나 약관 서류 등도 제대로 못 받았다"고 진술했다.
투자한 라임 펀드의 잔액에 대해선 "아직 환매 받지 못했으며 2개월 전에 받은 메일에는 손실률이 95%로 거의 남은 것이 없다고 나왔다"고 말했다. 김 씨는 장 전 센터장을 통해 투자했다 피해를 본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장씨를 고소한 상태다.
김씨 측 김정철 변호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씨는 라임 피해자들의 피해 구제에 매우 중요한 증거자료와 범죄자들을 구속하는데 단초를 제공한 용기를 내주신 분"이라며 올해 초 공개된 장 전 센터장의 녹취록을 제공한 피해 당사자라고 설명했다.
올해 2월 공개된 장 전 센터장과 김 씨의 통화 녹취록에는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현재 구속돼 재판 중인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이 처음 등장한다. 당시 장 전 센터장은 김 전 회장을 "로비를 어마무시하게 하는 회장님"으로 지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