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총리 시대’ 개막에 맞춰 한국의 전직 국회의장 4명이 최악의 한일 관계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주미 특파원 출신 언론인 모임 ‘한미클럽’이 17일 발행한 외교안보 전문 계간지 ‘한미저널’ 인터뷰에서다. 임채정(17대 국회 후반기) 김형오(18대 전반기) 정의화(19대 후반기) 문희상(20대 전반기) 전 의장이 인터뷰했다.
문희상 전 의장은 “한일 관계가 방치되는 것은 양국에 백해무익하다. 양국 지도자 모두 무책임한 것이고 양국 국민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라며 “당장 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역사 앞에 큰 죄를 짓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의 대일 정책이 보다 유연해져야한다고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정의화 전 의장은 “일본이 과거 우리에게 몹쓸 짓을 많이 했으나, 우리도 70년 세월이 지난 오늘에 와서는 용서하고 화해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우리 주장도 중요하지만 역지사지의 자세로 일본을 이해하려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형오 전 의장은 “반일 감정을 국내정치에 이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일관계 불협화음이 지속될수록 우리가 피해를 훨씬 더 많이 볼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도 알량한 반일감정을 부추겨 국내정치용으로 이용하고 있고, 일본도 마찬가지”라며 “이는 정치권에 엄청난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채정 전 의장은 일본을 꾸짖었다. 그는 “식민지 청산은 피해 국민에 대한 가해국의 사실 인정과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며 “정치ㆍ경제 분야에서 한국의 약한 고리를 이용해 식민지 지배를 호도하려는 일본의 태도는 더 용납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