홧김에 집나간 '자가격리' 엄마… 다퉜던 딸이 신고

입력
2020.09.11 19:43


부산에서 자가격리 중인 엄마가 자녀와 다툰 후 홧김에 집을 나가자 딸이 자가격리 이탈로 엄마를 경찰에 신고하는 사례가 나왔다.

부산시는 기장군에 거주하는 40대 여성이 지난 9일 자가격리를 위반해 적발했으나, 사안이 경미해 계도 조치만 했다고 11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로 지난 2일부터 15일까지 자가격리 통보를 받은 이 여성의 위반사실을 신고한 사람은 뜻밖에 그의 딸이었다. 신고에 앞서 이 여성과 그의 중학생 딸은 말다툼을 크게 벌였고, 화가 난 엄마가 집밖 주차장의 자신의 승용차로 몸을 옮겼다.

딸은 엄마가 집을 나가자 경찰에 직접 전화를 걸어 "주민이 자가격리를 위반했다"고 엄마의 자가격리 이탈 사실을 신고했다.

신고를 접한 경찰과 관련 공무원은 즉시 현장에 도착, 자녀를 설득해 엄마가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유도했다. 이 여성은 오후 6시 40분쯤 집을 나가 50분 만인 7시 30분쯤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부산시는 그간 자가격리 위반자에 대해 고발 조치를 해왔으나, 이번 사례는 '계도' 조치에 그쳤다. 가족간 다툼이 있었고,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이 아닌 자신의 승용차에 머물러 다른 사람과의 접촉이 없었기 때문이다.

시 보건당국은 "정확한 다툼 내용까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경찰과 관련 공무원이 출동해 이 여성이 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부산= 목상균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