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딸 생활비 '0' 덧붙여 4억원으로 몰아가"...김현미 "처신에 문제 있어"

입력
2020.09.11 14:30


대량 정리해고 사태가 벌어진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창업자로서 어려움에 빠진 이스타항공을 돕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주장했다. 반면 같은 여권에서도 이날 "이스타항공이 가진 지배구조 문제라든가 (제주항공과) 인수합병(M&A)을 결정하고 난 후 처신에 대해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의원은 이날 재산 신고 내역이 4월 총선 이후 172억원 증가한 데 대해 “신고된 재산내역 총 212억6,700만원 중 168억5,000만원은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 상태인 이스타항공 주식 평가가치 금액”이라며 “1년 만에 재산이 증가한 것처럼 보이는건 비상장주식 가치 산정의 근거가 되는 공직자윤리법 규정이 금년 6월4일부터 액면가 기준에서 평가액 기준으로 변경돼 이를 그대로 따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제 딸이 신고한 1년간의 생활비 지출내역은 4,000만원”이라면서 "유수 언론이 이 숫자에 '0' 하나를 덧붙여 놓아 연간 4억원을 생활비로 펑펑 쓰면서도 이스타항공 직원들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있는 부도덕한 사람으로 몰아갔다"고 억울해 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이 의원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특히 이 의원이 이스타항공 노조로부터 605명의 대량 해고 사태에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정부에 5억원 가량의 고용보험료를 내지 않아 직원들이 고용유지지원금조차 못받고 있다. 하지만 이 의원은 본인 재산으로 212억원을 신고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이스타항공이 가진 지배구조 문제라든가 M&A를 결정하고 난 후 처신에 대해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신동근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당 의원이 이스타항공 창업주였던 만큼 더 책임 있는 자세로 대처해야 한다”며 “이스타항공은 고용보험료 5억원 체납으로 고용유지지원금도 못받아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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