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상' 카카오게임즈 임직원은 5억, 청약자는 19만원 차익

입력
2020.09.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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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공모주 청약 흥행 속에 10일 증시에 입성한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 대비 160% 주가가 급등하는 ‘따상’을 기록하며 화려한 신고식을 마쳤다. 스톡옵션 등으로 자사주를 보유한 카카오게임즈 임직원은 평균 5억원대 차익을 거둘 전망인 가운데, 1억원을 공모주에 청약한 투자자는 겨우 19만원 차익에 만족해야 했다.

10일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상장과 동시에 일반 청약 당시 공모가 2만4,000원에서 6만2,400원까지 수직 상승했다. 이날 가능한 시초가 가운데 가장 높은 4만8,000원에서 거래를 시작하자마자, 상한선인 30%까지 주가가 올라 이른바 '따상(더블 상승의 은어)'을 기록한 것이다. 시가총액도 단숨에 4조5,680억원에 이르러 코스닥 시가총액 5위 자리에 올랐다.

카카오게임즈의 주가 폭등은 예상된 바다. 지난 2일 마감한 공모주 일반 청약의 경쟁률은 1,524.85대 1로 집계됐고 주식을 사기 위해 증거금만 58조5,500억원이 모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세계적으로 게임 개발ㆍ유통 기업의 평가가 높아지고 있고, 카카오톡으로 대표되는 카카오 플랫폼 생태계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이 이점으로 꼽힌다.

국내 증권사들은 카카오게임즈의 목표주가를 3만~4만원으로 평가했지만 상장 초기 기대감으로 실제 주가는 이를 훨씬 뛰어넘었다. SK바이오팜이 ‘따상’ 후 며칠 간 ‘연상’(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던 것처럼 카카오게임즈 주가도 당분간 지속적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이날 주가 급등으로 카카오게임즈 임직원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으로 1인당 평균 5억원 가량 평가차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남궁훈 각자대표가 보유한 241만2,500주의 평가액은 1,505억원까지 치솟았고, 남재관 전 최고재무관리자(CFO)와 조계현 각자대표는 스톡옵션을 통해 각각 70억원대 평가차익을 얻게 됐다.

다만 10억원대 우리사주 차익 현금화를 위해 수십 명이 무더기 퇴사한 것으로 알려진 SK바이오팜 같은 사태는 재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 우리사주 1인당 평균 평가차익은 약 4,200만원으로 추정된다.

한편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투자자들은 1주당 3만8,400원의 평가차익을 거두게 됐다. 최근 청약에서 1억원을 증거금으로 맡긴 투자자는 5주를 배정받았는데, 이들의 평가차익은 19만2,000원 정도인 셈이다. 증거금(1억원) 대비 수익률은 0.2% 수준에 그친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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