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 만나자" 이낙연ㆍ김종인, 데탕트 오려나

입력
2020.09.1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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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첫 오찬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은 이날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및 각종 민생 법안 처리 등에 공감대를 이루면서 협치의 시동은 걸었다. 하지만 당초 여야 갈등의 핵심 원인이었던 국회 원(院) 구성 이슈 등을 놓고선 미묘한 신경전도 연출됐다. 김 위원장은 여야 협치의 선결 조건으로 ‘상임위원장 재분배’를 제안했고, 이 대표는 난색을 표했다.


추경 처리, 여야 회동 정례화... 정책 협치 '첫 발'

이날 회동 시작과 함께 이 대표는 “국민들이 몹시 지치고 힘들어한다. 이런 시기에 (여야가) 협력하고 국민을 함께 걱정하는 게 당연한 도리”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18일까진 4차 추경안이 처리됐으면 한다. 많이 도와달라”고 몸을 낮췄다. 이에 김 위원장도 “추석 전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2차 재난지원금이 돌아갈 수 있도록 추경이 빨리 처리되는 게 선결 과제”라며 “(추경안) 내용 자체가 합리성이 결여하지 않는 한 염려 안 하셔도 된다”며 화답했다.

두 대표는 △양당 모두 공약한 비쟁점 민생ㆍ방역 법안(37개) 처리 △의장 주재 교섭단체 정당대표 정례회의 월 1회 개최 등도 합의했다. 민주당이 재벌개혁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공정경제 3법(공정거래법ㆍ상법ㆍ금융그룹감독법)’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협의하다 보면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상임위 재분배" Vs "우여곡절 반복 안 돼"... 원 구성 신경전

양측은 정책 현안의 세부 각론을 두고선 입장이 엇갈렸다. 김 위원장은 4차 추경안에 담긴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 방안에 대해 “국민은 한 번 정부 돈에 맛을 들이면 거기서 떨어져 나가려고 하질 않는다”며 “앞으로 재정 운영이나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각을 세웠다. 이어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는 분이 적지 않다. 확진자수가 정치적으로 조절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국회 구성원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수조사를 요청했다. 이에 이 대표는 “(그런 의문은) 상상할 수 없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힌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협치에 대한 이견도 컸다. 이 대표는 “어제(9일) 대통령을 만났는데 협치를 많이 강조했다”며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영수회담을 공개 제안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협치를 강조하려면 힘을 가진 분들이 협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뼈 있는 말을 남겼다. 민주당이 독식한 18개 상임위원장 중 최대 쟁점인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내줘야 협치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그러나 이 대표는 “지난 시기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우여곡절을 반복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준석 기자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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