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으로 사라진 수인선...25년만 전구간 연결

입력
2020.09.0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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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12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수인선이 25년 만에 복선의 광역철도로 변신, 수원과 인천을 다시 오간다.

9일 경기 수원시에 따르면 수인선 복선전철 3단계 공사 구간인 수원역~한대앞역(19.9km)이 오는 12일부터 운행을 시작한다. 수원구간은 5.35km로 고색역과 오목천역이 있다. 개통식은 10일 오전 고색역 개찰구에서 열린다.

이에 따라 수원~인천역 52.8km 전 구간이 재개통된 것이다. 앞서 1단계 오이도~송도 구간(13.1㎞)은 2012년 6월, 2단계 송도~인천 구간(7.3㎞)은 2016년 2월 각각 개통했다. 안산구간은 기존 도시철도(한대앞~오이도·12.5km) 선로를 공유한다.

수인선 개통으로 분당선(수원~왕십리), 경원선(왕십리~청량리) 등과도 연계가 가능하다.

수인선 완전 개통으로 수원역에서 인천역까지 75분 만에 갈 수 있다. 수인선이 연결되지 않았을 때는 수원역에서 국철 1호선을 타고 구로역에서 인천행 열차로 환승해야 해 90분이 넘게 걸렸다.


수원 구간인 고색동, 오목천동 지역은 애초에 지상철로 계획했지만, 철로로 인한 지역단절, 환경·소음 문제 등을 우려한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지하화’로 사업이 변경된 바 있다.

이 구간 상층부는 산책로, 자전거도로, 미세먼지 차단 도시 숲, 시민이 직접 가꾸는 ‘참여정원’ 등 약 3.5km 길이의 선(線) 형태 친환경 휴게 공간이 조성된다.

시는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당초 계획에 없었던 매송고색로 건너편에 출입구를 추가하기로 했다. 고색초등학교 방향으로 출입구가 추가 설치되면 어린이나 노약자 등 교통약자들이 대로를 건너지 않고, 지하 연결통로를 이용해 고색역 대합실까지 바로 이동할 수 있다.

염태영 시장은 “수인선 지하화 협약 이후, 개통하기까지 7년여 동안 믿고 기다려주신 서수원 주민에게 감사 드린다”며 “수인선 복선전철 완전 개통은 ‘수도권 남부 순환 철도망’의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흥시도 이번 수인선 개통을 반겼다.

수인선이 시흥시 오이도와 월곶을 지나면서 교통불편이 크게 개선되기 때문이다. 평일기준 상·하행 각 49회씩 모두 98회 운행하며, 오이도에서 수원역까지 40분이면 갈 수 있다.

시흥시 관계자는 “수인선 개통으로 오이도와 월곶에서 시흥의 자랑인 낙조를 즐길 수 있다”며 “수인선 운행으로 경기 남부권 도시들의 연결성이 한층 높아졌을 뿐 아니라 시흥시민들의 교통편의를 도모할 수 있게 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인선은 수원과 인천을 잇는 철도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궤간(철로 사이 간격)이 일반 열차(평균 1.43m)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협궤열차'로 불리기도 했다. 1937년부터 수원~인천을 오갔으나 도로교통 발달과 승객 감소 등의 이유로 1995년 최종 폐지됐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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