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박경완 감독대행 체제로 올 시즌을 완주하기로 했다. 올해만 두 차례 병원에 입원한 염경엽 감독은 그라운드 복귀 없이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SK 구단은 8일 “염경엽 감독의 6일 병원 검진 결과, 원활하지 않은 영양 섭취와 수면 문제로 건강 상태가 우려된다는 소견을 받았다”며 “이에 구단 내부 회의를 거쳐 남은 42경기를 대행 체제로 치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팀 성적으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지난 6월 25일 두산과 더블헤더 1차전 도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후 두 달 가량 염 감독이 자리를 비운 사이 박경완 수석코치가 지휘봉을 잡았다. 치료와 휴식을 마치고 염 감독은 지난 1일 LG전부터 현장으로 돌아왔지만 복귀 5일 만인 6일 두산전을 앞두고 다시 건강 문제로 병원을 향했다.
창단 20주년을 맞은 SK는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시즌 전 구상했던 염 감독의 구상이 투타 모두 어긋나면서 줄곧 하위권을 맴돌았다. 올해 8연패 이상만 세 차례 당하는 등 7일 현재 시즌 성적은 32승1무69패(승률 0.317)로 최하위 한화와 3.5경기 차인 9위다.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 2019년 88승(1무55패)을 거둔 팀의 역대급 추락이다. 염 감독이 복귀하면서 “남은 시즌 내년 희망을 찾겠다”고 했지만 그 희망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게 SK의 현실이다.
이제 2020시즌 SK는 역대 최저 승률(0.338ㆍ44승3무86패)을 기록한 2000시즌 SK와 처절한 싸움을 해야 할 처지다. 이미 승률은 2000년 당시보다 낮기 때문에 잔여 42경기에서 적어도 17승(승률 0.405)을 거둬야 간신히 최저 승률을 면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시즌 최종 성적은 49승1무94패로 승률은 0.342가 된다. 하지만 박경완 대행 체제에서도 반등을 이루지 못하면 SK는 한 시즌 100패 위기감이 몰려올 수 있다. 프로야구 사상 100패 팀은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 100패를 면하려면 SK는 남은 경기에서 최소 12승을 보태야 한다.
박경완 감독대행은 8일 인천 키움전에 앞서 “감독님이 비운 자리를 대행으로 경기를 끝까지 치르게 됐다. 연패, 최저 승률, 최하위에 대한 부담감이 있지만 남은 경기에서 돌파구를 한번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박 대행은 이어 “잠깐 미팅을 통해 선수단에 첫 번째 본인을 위해, 두 번째 동료들을 위해, 세 번째 SK 전체 구성원을 위해, 마지막으로 가족과 팬들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보자는 얘기를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