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욱 "전광훈, 대중의 힘 끌어내려 순교 코스프레"

입력
2020.09.07 09:30
"보수야당 정치인 나서주는 사람 없어 움츠러들어"
"구속 수감 가능성 커지자 순교 서사 만들어 놓은 것"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담임목사가 "순교하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변상욱 YTN 앵커가 "대중의 힘을 끌어내기 위해 순교 코스프레를 했다"고 분석했다.

변 앵커는 7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대중을 끌어들이려면 서사가 필요한데, 구속 수감 가능성이 커지자 미리 순교라는 서사를 만들어놓고 기독교 또는 정치권에서 대중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자신도 일정한 지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미리 포석을 깔아 놓고 있다"고 말했다.

변 앵커는 전 목사의 심경 변화에 대해 "처음에는 '청와대에 쳐들어가서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끌어내리자', 그다음에는 '구국 결사대', 여기서도 어려우니까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하다가 그다음에는 '그냥 내가 순교한다'며 범위가 점점 좁아지며 움츠러든 것"이라며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보수 야당도 꼬리를 자르고 김문수 등도 아무 말 않고, 황교안, 민경욱, 김진태, 홍준표, 김무성 아무도 나서주는 사람이 없으니 순교 코스프레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기독교계에서 전 목사에 대해 이단 판정을 하는 과정을 두고 변 앵커는 "1년 전 이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갖고 촉구까지 했는데, 문제는 지도부들이 잘 안 움직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 앵커는 "정치권으로 진입하려는 시도를 원로 목사들과 전광훈 씨가 한 팀이 됐고, 교단들도 어느 정도 그냥 묵인하면서 여기까지 왔다"며 "실제로 교단에서 지도부가 결정하려면 총회를 열거나 실행위원회를 열어야 하는데 거기 참석하는 목사와 장로들은 나이도 많고 반공 이념이 투철해 이미 전 씨와 상당히 결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 목사가 이단으로 분류되는 이유에 대해 변 앵커는 "전 씨가 '내가 하나님한테 물어보니까 이런 식으로 대답하더라'는 이야기는 수없이 했고, '까불면 하나님도 나한테 혼나지' 이렇게 성령의 본체를 언급하는 것도 이단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변 앵커는 또 전 목사를 추종하는 신도들이 존재하는 이유를 두고 "이미 세뇌되어 있는 신도들은 남녀 가릴 것 없이 목사의 카리스마에 그냥 빠져드는 그루밍 상태에 놓이는 경우도 있고 그 다음에 반공이 거기에 있고 반이슬람, 반동성애, 종북좌파 정권에 대한 심판. 그러니까 극우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정치 성향을 갖고 있는 많은 대중이 혹할 만한 키워드를 모두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전씨의 행보에 대해 변 앵커는 "전 씨는 보수 세력이 자신을 기다려주거나 새로운 인물을 찾고 전광훈 씨를 버리거나, 계속 계산을 하는 상황에서 수감되느냐가 제일 관건"이라며 "어떻게 수감될 것인가. 그다음에 서사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그걸 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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