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메이저리거 맏형 추신수(38ㆍ텍사스)가 29일 만에 손맛을 봤다.
추신수는 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휴스턴과 원정 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팀이 3-6으로 뒤진 8회초 1사 후 상대 불펜 사이 스니드의 시속 154㎞ 컷패스트볼을 받아 쳐 우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지난달 6일 오클랜드전 이후 29일 만에 나온 시즌 4호 대포다. 앞선 세 타석에선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 추신수는 4타수 1안타 1타점으로 마쳤다. 시즌 타율은 0.202에서 0.204로 소폭 상승했다.
이날 추신수는 오랜 만에 터진 홈런만큼 반가운 소식도 들었다. 텍사스 구단은 추신수를 ‘로베르토 클레멘테상’ 후보로 내세웠다. 1972년 니카라과 지진 피해 구호물자를 싣고 가다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로베르토 클레멘테(1934∼1972)를 추모하는 뜻에서 제정한 이 상은 사회 공헌 활동에 힘썼던 고인처럼 경기장 안팎에서 선행에 앞장 선 선수가 수상자로 매년 선정된다. 올해는 추신수를 비롯해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저스틴 터너(LA 다저스) 등 각 팀 간판 스타들이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추신수를 로베르토 클레멘테상에 추천한 닐 레이브먼 텍사스 최고 경영 책임자는 “지난 7년간 추신수는 수많은 아이들과 고국 한국에 선한 영향력을 미쳤다”며 “추신수와 그의 아내 하원미씨의 놀라운 자선 활동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은 “텍사스 클럽하우스의 존경 받는 리더이자, 나이 어린 후배들의 멘토”라며 “아내와 함께 추신수는 지역 사회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NBC 댈러스-포트워스는 추신수의 선행 활동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이 매체는 추신수가 올해 4월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은 텍사스 산하 마이너리그 선수들에게 1,000달러를 지원한 걸 시작으로 코로나19 피해가 심한 한국 대구 지역에 17만3,900달러, 한국 재난 지원금 8만8,000달러, 어린이재단 15만1000달러, 이밖에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는 9,500달러 등 한국에 기부한 내용을 전했다. 또 텍사스 구단 재단에 75만달러, 알링턴 지역 6개 고등학교에 장학금 9만달러 등 미국 내 기부 활동 소식도 덧붙였다.
로베르토 클레멘테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추신수는 올해 ‘클레멘테 데이’인 오는 10일 LA 에인절스와 홈 경기에 앞서 구단 자체 상을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