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 대기' 이낙연의 청와대 동선, 사진으로 살펴보니...

입력
2020.09.03 21:00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자가 격리 해제 3일 만에 다시 '자가 대기'에 들어가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이날 이 대표와 접촉한 인사들까지 감염 우려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 대표의 자가 대기는 지난 1일 대표 취임 상견례차 팔꿈치 인사를 나눈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사무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데 따른 조치다. 다만,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지난달 상황보다는 수위가 낮다. 이 대표는 이 의장의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택에서 대기해야 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 바로 옆 테이블에 앉아 회의를 마친 후에는 상춘재에서 오찬까지 함께했다. 그 때문에 일각에선 만의 하나, 문 대통령이 감염 위험에 노출됐을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이날 문 대통령과 이 대표의 동선을 재구성해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문 대통령이 회의장에 입장할 때 두 사람은 서로 마스크를 쓴 채 별도의 접촉 없이 간단한 목례를 나눴다. 자리에 앉은 문 대통령이 마스크를 벗고 모두발언을 하는 동안 이 대표는 바로 옆 자리에서 이를 경청했다. 둘 사이의 간격은 1.5~2m가량 떨어져 있었고 테이블 사이엔 투명 칸막이가 설치돼 있었다.




회의 직후 이어진 상춘재 오찬회동은 비공개로 진행된 탓에 직접 확인이 불가능하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오찬장 공간이 넓고 칸막이가 세워진 가운데 개별 상차림으로 식사를 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문 대통령 외 다른 참석자들과는 접촉이 있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주먹인사를 주고받았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는 근접한 거리에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물론, 마스크는 착용했지만 '거리두기'는 충분치 않았다.

코로나19 재확산을 계기로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에 마스크를 착용한 필수 인원만 참석하게 하는 등 한층 강화된 방역 지침을 적용하고 있는 청와대로선 이날의 상황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더구나 이와 같은 일이 언제 누구한테서 촉발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앞으로의 대처 방안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 대표의 자가 대기 소식이 전해진 후 당분간 비대면으로 업무를 수행하기로 했다.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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