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17년 취임식 때 탱크ㆍ헬기 동원 北 열병식 원해"

입력
2020.08.30 13:30
멜라니아 측근 울코프 회고록서 폭로
작년 독립기념일엔 군사퍼레이드 강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취임식 당시 탱크와 헬리콥터를 동원해 '북한 열병식'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랐다는 폭로가 나왔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9일(현지시간) 당시 취임식을 기획한 스테파니 윈스턴 울코프의 회고록 '멜라니아와 나' 초판을 입수해 행사 비화를 공개했다.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울코프 및 장녀 이방카와 취임식 퍼레이드에 대해 논의하면서 "나는 탱크와 헬리콥터를 원한다. (퍼레이드를) 북한처럼 보이게 하라"고 지시했다. 울코프는 책에서 트럼프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면 "전통이 파괴되고 나라 절반이 공포에 떨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트럼프는 2017년 직접 본 프랑스대혁명 기념일 축전 열병식에 감명 받아 2019년 독립기념일 기념식 때 첨단무기를 동원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강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대통령은 우리 군을 사랑하지만 (회고록 내용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 최측근이었던 울코프는 2017년부터 2018년 2월 멜라니아 여사의 자문 역할을 맡을 당시까지 백악관 내부 상황을 회고록에 담았다. 취임식 기획 당시 2,600만달러(약 308억원)를 받았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까지 받은 울코프는 결국 백악관을 떠나면서 대통령 부부와의 관계도 틀어졌다.

이밖에 취임식장 드론 비행이나 취임식 직전 2,3일간 미 대륙 차량 횡단도 검토했으나 불발됐다고 울코프는 전했다. 차량 횡단 계획의 경우 서부에서 동부로 항공으로 이동하면서 도시 3, 4곳에 기착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울코프는 회고록에서 멜라니아와 이방카의 신경전을 집중적으로 폭로했다. 일례로 멜라니아가 취임식을 준비하면서 이방카가 방송 카메라에 잡히지 않도록 작전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이런 내용은 지난 27일 트럼프가 대선후보 수락 연설을 하기 직전 알려지면서 해당 행사에서 멜라니아 여사의 표정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멜라니아가 이방카를 향해 짧게 미소 지은 후 얼굴 표정이 바로 시무룩하게 변한 모습을 포착한 영상이 온라인 상에서 단숨에 시청 횟수 2,000만건을 돌파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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