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서울 광화문 집회에서 교회와 지역사회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다. 확진자가 급증한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병상 부족도 현실화하고 있다.
2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인천 서구 주님의교회 신도 A(39ㆍ여)씨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는 등 주님의교회 관련 확진자 3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이날 오후까지 인천에서만 33명이 확진된 주님의교회발 집단 감염은 지난 15일 광화문에서 열린 보수단체 주최 집회에 참가한 B(71ㆍ남)씨에서 비롯된 것으로 방역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그는 대면 예배가 진행된 지난 16일 이 교회를 다녀간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은 지난 23일 B씨가 확진된 이후 이 교회 교인과 그 가족 168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벌였고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다.
성가대원 27명을 포함해 모두 3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광주 북구 성림침례교회도 집회 참석 후 확진된 교인이 3차례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기준 16명의 확진자가 나온 서울 동대문구 순복음 강북교회 사례도 광화문 집회발 2차 감염으로 추정된다. 이 교회 목사는 지난 15일 집회에 갔다가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후 그 가족과 교인이 잇따라 감염됐다.
경기 양주시 덕정사랑교회도 광화문 집회 참석자가 다녀간 뒤 확진자가 나왔다. 방역당국은 집회 참석자 동선에 포함된 이 교회의 교인 39명을 대상으로 전수 검사를 벌였고 부부 등 40~50대 교인 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광화문 집회에서 지역사회로 이어지는 전파 고리에서도 확진자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선 집회 참석자의 초등학교와 어린이집에 다니는 손자 2명이 잇따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두 아이의 어머니도 확진됐다. 경기 수원시에선 집회에 참석한 지인과 접촉한 남성과 그의 손자 등 5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울산에서도 집회 참석자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접촉한 여성이 확진된 데 이어 이날 이 여성의 남편도 확진 판정을 받은 'n차 감염' 사례가 나왔다.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수도권에선 병상 부족도 현실화하고 있다.
26일 하루 93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온 경기도 경우 79.6%에 해당하는 74명이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를 배정 받지 못해 '병상 배정 대기' 상태에 놓였다.
경기도는 코로나19 전담 병원 치료 병상을 전날 20개를 추가로 확보했으나 병상 가동률은 여전히 90%를 웃돌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치료 병상 590개 중 555개가 사용 중이어서 병상 가동률은 전날 96.7%(570개 중 551개 사용)에 비해 2.6%포인트 떨어진 94.1%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생활치료센터 2곳(600개 병상)과 병원 일반 병상 150개를 추가 확보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서울의 병상 가동율도 약 80% 달한다.
박유미 서울시 건강국장은 "서울의료원에 추가로 중증 환자 병상 20개 확보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206병상 규모의 생활치료센터 1개소를 추가 운영한다. 29일부터는 250병상 규모의 생활치료센터 1개소를 더 연다.
인천의료원과 가천대 길병원, 인하대병원에 마련된 병상 400개 중 264개가 비어있는(26일 기준) 인천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어 서울 등지 확진자를 수용하고 있으나 최근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병상 배정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환자가 갑자기 늘어나다 보니 병상 배정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생활치료센터 경우 수도권에서 공동으로 이용하다 보니 배정에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