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400명대 폭증에도 의사 파업 계속할 건가

입력
2020.08.2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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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주 만에 4배 이상 폭등한 데다 의사들의 파업(휴진)까지 겹쳐 국가 의료체계에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집단감염이 시작된 지난 14일 103명이던 일일 확진자 수는 27일 오전 0시 기준 441명으로 집계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를 확실히 지킬 경우 확산세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던 정부도 이날 “3단계 격상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며 “필요한 조치는 신속하고 과감하게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상황이 더욱 엄중한 것은 의료진의 파업으로 일반 보건 의료 대응에도 차질을 빚을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와 의료계가 강 대 강으로 맞서고 있어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휴진에 들어간 응급실과 중환자실 전공의들에게 업무 개시 명령서를 발부했고 따르지 않을 경우 고발 또는 행정처분까지 할 태세다. 이에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날부터 희망자에 한해 아예 사직서를 내는 단체행동으로 맞섰다.

의대 증원, 공공의대 설립 등 의료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현장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타당하다 하더라도 코로나 시국에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국민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 더구나 보건복지부가 의대 증원을 유보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는데도 파업을 강행하는 건 납득이 되지 않는다. 개원의들의 휴진 참여율이 10%에 그친 건 내부에도 그런 이견이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파국을 원하는 게 아니라면, 파업을 중단하고 정부와 협의에 나서 대안을 도출하는 게 합리적이고 생산적일 테다.

정부도 강경 일변도로 대응하기보다 대화의 창구를 열어놓고 설득의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 의사들의 행동이 옳아서가 아니다. 끝내 의대생들이 국가고시를 거부하고, 전공의들의 파업과 사직이 계속된다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시가 다급한 환자들이 병원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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