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복구할 땐 나를 불러줘" 군 홍보물, 장병 희화화 논란

입력
2020.08.25 15:14
SNS서 "휴가는 막고 노예처럼 부린다" 비판 확산

국방홍보원이 수해 피해복구 대민지원 홍보를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식 계정에 올린 게시물이 뒤늦게 군 장병들을 희화화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국방홍보원은 20일 SNS에 "각 군에서는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의 복구를 위해 전방위적인 대민지원에 나서고 있다"며 대민지원과 관련한 이미지를 여러 개 게시했다.

그 중 논란이 된 것은 첫 번째 포스터였다. 이 포스터에는 노래 가사를 개사한 '서울, 대전, 부산 어디든 수해 복구할 땐 나를 불러줘. 어디든지 달려갈게~'라는 문장이 적혀있다. 또 '전국 물난리', '어디든 국군', '국민의 군대' 해시태그도 포함됐다.

대민지원을 홍보하려는 의도와 달리 게시물이 공개된 이후 국방홍보원 SNS 계정 등 온라인에는 강도 높은 비판이 일기 시작했다. "휴가, 출타 다 막아두고 대민지원으로 밖에서 엄청 부려먹는다"(윤****), "휴가 막아놓고 노예처럼 부리는 걸 자랑하는 나라가 있다"(김****), "장병들한테 감사하다고 표현해도 모자랄 판에 무슨 인력사무소도 아니고 저게 뭐냐"(겨****) 등이다.

국방홍보원 측은 논란이 일자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그러나 25일에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문제의 포스터와 국방홍보원 SNS 캡처 사진 등이 확산하면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국방홍보원의 최근 게시물에는 "공식 사과문 올리시라. 은근슬쩍 삭제하면 없던 일이 되냐"(진****), "글만 삭제하면 다 인줄 아는데 왜 군인 노예 취급하냐"(임****), "수해복구 글은 왜 삭제하고 튀었냐"(hy****) 등 비판 글이 연달아 달렸다.

국방홍보원은 게시물을 삭제했을 뿐 아직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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