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탈리 포트만 '블랙 스완' vs 신민아 '디바'

입력
2020.08.25 09:05

나탈리 포트만이 주연을 맡은 영화 '블랙 스완'은 많은 배우들이 언급하는 작품 중 하나다. 욕망으로 얼룩진 주인공 니나는 배우라면 한번쯤 도전을 꿈꾸게 하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그런데 국내에서도 비슷한 결을 가진 영화가 탄생했다. 신민아가 주연을 맡은 '디바'의 이야기다.

내달 개봉하는 영화 '디바'(감독 조슬예)는 다이빙계의 퀸 이영(신민아)이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후, 잠재되었던 욕망과 광기가 깨어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다.

이영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다이빙 선수이자 1등을 놓친 적이 없는 타고난 천재다. 높은 다이빙대에서 물속으로 뛰어드는 그의 모습은 마치 동화 속에서만 보던 인어와 같은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영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고로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애틋한 동료였던 수진(이유영)이 실종되고, 이영은 곁에 있을 때는 몰랐던 수진의 열등감과 질투심을 알게 되면서 자신조차 알지 못했던 욕망과 광기에 휩싸이게 된다.

정상의 자리에서는 가져본 적 없는 불안함이라는 감정을 통해 무너져내리는 이영의 모습은 완벽을 위해 자기 파괴적인 모습을 보이는 영화 '블랙 스완'의 니나를 떠올리게 한다.

'블랙 스완'은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흑조'가 되기 위해 스스로를 극한의 상황 속으로 밀어 넣는 발레리나 니나의 핏빛 욕망을 다룬 심리 스릴러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발레 공연 '백조의 호수'를 세련되게 재해석해 화제가 됐다. 거장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 특유의 인간 내면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연출력과 나탈리 포트만을 비롯해 뱅상 카셀, 밀라 쿠니스, 위노나 라이더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완벽한 호흡으로 관객과 평단을 동시에 사로잡았다.

특히 주연을 맡은 나탈리 포트만은 순수하고 연약한 백조와 관능적이고 도발적인 흑조를 소름 끼치도록 완벽한 연기로 표현해내며 미국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등 굵직한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이번에 새로운 변신에 도전하는 신민아 역시 순수와 광기를 오가며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는 후문이다. '디바'의 두 주인공 신민아와 이유영이 '블랙 스완'에 열광했던 관객들을 만족시킬만한 연기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수경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