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9단의 농심배 '온라인 대첩'이 실패로 돌아갔다.
박 9단은 22일 한국기원 대국장과 중국 천원TV 스튜디오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제21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3차전 최종국 커제 9단과 대국에서 334수 만에 흑 반집 패했다.
한국의 마지막 주자였던 박 9단은 커제와 최종국에 반집 승부까지 벌였지만 농심배 우승은 2년 연속 중국에게 돌아갔다. 박 9단과 커제와의 상대 전적도 13승 12패로 좁혀졌다.
농심배는 한국 중국 일본 대표기사 5명이 연승전 방식으로 진행하는 국가대항 바둑 단체전이다. 박 9단은 이야마 유타 9단(일본), 미위팅·판팅위·셰얼하오 9단(이상 중국) 등 4명을 연달아 꺾으며 기세를 올렸다. 이 과정에서 지난 20일 판팅위와의 대국에서 마우스 클릭이 입력되지 않아 재대국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박 9단은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고 승리를 이어갔지만 중국의 마지막 기사 커제에 가로막혔다. 대회 우승상금은 5억원.
박 9단이 커제까지 꺾었다면 2005년 제6회 농심배에서 이창호 9단이 일군 '상하이 대첩'을 재현할 수 있었다. 당시 한국의 마지막 기사였던 이 9단은 홀로 5명(중국 3명, 일본 2명)을 연달아 제압해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농심배 1차전은 지난해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2차전은 11월 부산에서 열렸다. 1·2차전에서 한국의 원성진(1승 1패)·김지석(1패)·이동훈(1패)·신진서(1패) 9단은 줄줄이 패했다. 3차전은 올해 2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온라인 대국으로 전환됐다.
제한 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씩이 주어진다. 1999년 시작한 농심배에서 한국은 12차례 정상에 올랐고, 중국은 8회, 일본은 1회 우승했다. 중국은 최근 10년 동안 7번 우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