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독도 영공 침범한 러시아 군용기, 어제는 카디즈 ‘20분 간’ 날았다

입력
2020.08.2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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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군용기가 19일 독도 인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ㆍ카디즈)을 20분 간 진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 군용기는 지난해 7월 독도 영공을 침범해 우리 군이 경고 사격을 한 바 있다.

20일 군당국에 따르면, 러시아 공군의 투폴레프 전략폭격기 2대를 비롯한 군용기 4대가 19일 오전 20분 가량 동해상 독도 인근 한국방공식별구역을 따라 비행한 뒤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ㆍ자디즈)으로 빠져나갔다. 우리 군은 F-15k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경고방송을 하는 등 대응 조치를 실행했다.

일각에선 러시아의 카디즈 진입을 최근 시작한 한미 연합군사연습과 연결 짓는 시각이 있다. 지난 17일 ‘죽음의 백조’라 불리는 B-1B 폭격기를 비롯, 미국 전략폭격기 6대가 이례적으로 한반도 근해를 비행한 것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연합 훈련 중인 한미 군당국의 반응을 러시아가 떠본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군당국은 러시아 군용기의 카디즈 진입에 특별한 의도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러시아 군용기 한 대가 독도 영공을 7분 동안 두 차례나 침범해 우리 군이 360발 사격할 때와 달리 ‘영공 침범’은 아니기 때문이다. 군당국이 카디즈 '진입'이라고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방공식별구역은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기를 조기 식별하기 위해 임의로 설정한 선이다. 엄밀히 따지면 국제법상 인정된 ‘영공’은 아니다. 이 때문에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지 않는 러시아는 그간 동해에서 수시로 훈련하며 카디즈와 자디즈를 수시로 넘나들어 왔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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