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위기에 처해 있던 명지학원의 회생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였다. 각종 소송에 휘말리고, 두 차례나 파산 신청이 제기되는 등 10년 넘도록 빚 독촉에 시달려 온 명지학원으로선 기사회생에 필요한 최소한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 셈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18부(부장 서경환)는 전날 명지학원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채권자들은 다음달 9일부터 29일까지 채권을 신고해야 하고, 명지학원은 10월 19일까지 채무관계를 확정해야 한다”고 공고했다. 회생계획안 제출 시한은 오는 12월 14일로 정해졌다. 채무자 대표자(법정관리인)로는 현세용 명지학원 이사장이 선임됐다.
앞서 에스지아이(SGI)서울보증은 지난 5월 “명지학원이 약 500억원의 빚을 갚지 못했다”며 법원에 명지학원 회생신청서를 제출했다. SGI서울보증은 회생 절차 이후 명지학원의 수익용 재산 매각,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채권을 회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명지학원의 위기는 2004년 명지대 용인캠퍼스 내 실버타운인 명지엘펜하임 336가구 분양에서 비롯됐다. 명지학원은 입주자들에게 “골프장을 지어 평생 무료로 이용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골프장을 건설하진 못했다. SGI서울보증은 당시 입주자들에게 보증서를 발급해 주는 역할을 했다.
이와 관련, 2009년 김모씨 등 분양 피해자 33명이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나서면서 명지학원은 줄곧 채권 상환 압박에 시달렸다. 피해자들은 2013년 최종 승소해 ‘192억원 배상’ 판결을 받아냈다. 그러나 명지학원은 배상금을 갚지 못했고, 피해자 대표 김씨는 “4억3,000만원의 채권을 돌려받아야 한다”면서 2018년 12월 명지학원의 파산 신청을 냈다. 당시 김씨는 “교육부 허가 없이는 경매 압류 등을 할 수 없도록 한 사립학교법을 빌미로 명지학원이 돈을 안 갚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김씨와 명지학원 간 합의로 파산 위기는 해소되는 듯했다. 하지만 2개월 후, 또 다른 채권자 10명이 “총 56억7,000여만원의 채권을 돌려받겠다”면서 두 번째로 명지학원 파산 신청을 제기하면서 상황은 다시 꼬였다. 그러나 SGI서울보증의 회생 신청으로 ‘2차 파산 신청’ 절차는 진행이 중단돼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