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전환율보다 공급 숨통 틔우는 게 시급

입력
2020.08.2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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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임대주택 전월세 전환율을 현행 4%에서 2.5%로 낮추기로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19일 “전세의 월세 전환 가속화를 막고, 임차인 부담을 완화하는 차원에서 금리 등을 감안한 조정”이라고 밝혔다. 조정식은 ‘기준금리(현행 0.5)+가산금리(3.5%)=4.0%’에서 가산금리를 1.5% 포인트 낮추는 방식이다. 하지만 전환율은 권고에 불과하다. 또 지금은 임대주택 공급 자체가 크게 부족한 임대인 우위 시장이라 실제 가격인하 효과를 내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전환율 인하 조치를 서둘러 내놓은 건 그만큼 전월세난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공급량의 위축이 문제다. ‘임대차 3법’ 등 부동산 규제 회피를 위해 임대인이 실거주로 돌아서거나, 전세를 반(半)전세나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개인 임대 물량이 급감했다. 반면 공급책에 따라 주택 구입이 미뤄지면서 전세 수요는 되레 증가하고 있다. 그 결과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86.9를 기록, 2015년 10월 19일(187.8)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수가 100보다 클수록 전세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가격도 급등세를 타고 있다. KB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전주(0.21%)의 두 배 가까운 0.41%로 커졌다. 정부는 전환율이 2.5%로 낮아지면 그만큼 기대 이익이 낮아지므로 전세의 반전세나 월세 전환 가속화를 막을 수 있다지만, 가뜩이나 부동산 규제로 인한 피해 의식이 고조된 임대인들이 정부의 권고적 기준에 따를 가능성은 별로 없다.

전월세난은 근본적으로 임대주택 공급 자체가 위축된 ‘병목 현상’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게 옳다. 따라서 전환율 조정 같은 상징적 조치 외에, 공급 병목 현상을 조금이라도 완화할 실효적 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월세난이 심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공급의 숨통을 틔우고 세입자 부담을 덜 실효적 묘안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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