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미녀 인생
프랑수아 베고도 글. 세실 기야르 그림. 김희진 옮김. 2008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클래스’의 원작 소설 작가 프랑수아 베고도가 쓴 네 번째 그래픽노블. 신예 만화가 세실 기예르가 어릴 적부터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린 ‘길렌’의 인생을 1인칭 시점으로 그린다. ‘마치 들어갈 수 없는 회전목마가 있는 놀이공원을 돌아다니는 것’ 같은 그녀는 회전목마가 아닌 선택지를 탐색한다. ‘회전목마’에 사로잡혔던 그녀는 거울을 딛고 무대 위로 오른다. 아름다움이라는 타인의 욕망을 거부하고 모험을 이어가는 여성의 삶을 얘기한다. 미메시스ㆍ200쪽ㆍ1만8,000원
◇어둠의 속도
뮤리얼 루카이저 지음. 박선아 옮김. 미투운동의 중심에서 “한 여자가 자기 삶의 진실을 말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 세계는 터져버릴 것이다”라고 말했던 시 ‘케테 콜비츠’의 저자 뮤리얼 루카이저의 시집. 이번 시집을 통해 한국에는 처음으로 소개된다. 사적 발화로 여겨졌던 여성의 목소리를 풀어내며 여성을 새롭게 정의한다. 전쟁과 갈등을 거쳐 세계와 부딪혀온 그들의 삶에 말을 걸어본다. 늘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시를 써온 저자의 대표적인 시집으로, ‘케테 콜비츠’를 포함한 그의 다정한 말들을 담았다. 봄날의책ㆍ252쪽ㆍ1만3,000원
◇바비의 분위기
박민정 지음. ‘아내들의 학교’, ‘미스 플라이트’ 등으로 한국 사회 내 다양한 여성혐오 양상을 짚어냈던 페미니스트 작가 박민정의 신작 소설집. 이 계절의 소설 선정작 ‘바비의 분위기’를 비롯해 현대문학상 수상작 ‘모르그 디오라마’,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 ‘세실, 주희’ 등 7편의 소설을 담았다. 단선적인 피해자와 가해자의 선악 구도를 넘어서 인간관계 안에 작용하는 힘을 포착한다. 역사적 모티프를 통해 현실의 문제를 바라보며 반복되는 성폭력과 젠더 불평등의 면면을 그려낸다. 문학과지성사ㆍ260쪽ㆍ1만3,000원
◇호시절
김현 지음. 2009년 ‘작가세계’로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김현 시인의 신작 시집. 2018년 신동엽문상 수상작 ‘입술을 열면’ 이후 2년 만에 펴내는 세 번째 시집이다. 우리 사회와 평범한 일상에 녹아들어 있는 민낯을 담대하게 풀어냈던 저자가 언어로 가늠할 수 없는 사랑을 애틋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누구에게나 호시절이 있었다”는 아름답지만 쓸쓸한 문장에서 시작된 이 시집은 계절의 반복, 시간의 순환 속에 있는 호시절을 떠올리며 함께하는 기쁨과 슬픔을 추억한다. 창비ㆍ236쪽ㆍ9,000원
◇목소리를 삼킨 아이
파리누쉬 사니이 지음. 양미래 옮김. 이란 혁명 전후 이란 여성이 겪었던 고통과 투쟁을 그린 ‘나의 몫’으로 이탈리아 보카치오 문학상을 받은 파리누쉬 사니이의 두 번째 소설. 실화에 바탕을 둔 이 소설은 소통과 사랑의 이야기다. 일곱 살 때까지 말을 하지 않았던 소년이 스무 살 청년이 돼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 침묵하는 아이와 가족의 심리를 심리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저자가 섬세하게 그려낸다. 아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이 무심코 아이에게 가하는 상처를 폭로하는 동시에 잔인한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전한다. 북레시피ㆍ364쪽ㆍ1만5,000원
◇삼각파도 속으로
황세연 지음.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대상, 한국추리문학상 대상을 받고 인간에 대한 애정과 융숭 깊은 유머로 극찬을 받는 작가 황세연의 신작 소설. 미스터리, 서스펜스, 로맨스를 아우르는 ‘미스티 아일랜드’ 시리즈의 작품으로 망망대해를 무대로 펼쳐지는 해양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다. 깊은 수심만큼 어둡고 음침한 비밀에 다가서는 인간의 욕망과 본능이 충돌한다. 제2차 세계대전 말, 군산 앞바다에서 침몰한 일본군 731부대 병원선에 실린 금괴를 둘러싼 공포와 비극이 시작된다. 들녘ㆍ496쪽ㆍ1만5,000원
◇노래하는 꼬리
기아 리사리 글. 비올레타 로피즈 그림. 정원정, 박서영 옮김. ‘땅의 심장’에서 형제의 여행을 시적 언어로 써내려간 기아 리사리의 경쾌한 상상력과 ‘마음의 지도’로 국제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 ILUSTRATE에서 2016 그랑프리를 수상한 비올레타 로피즈의 강렬한 이미지가 만났다. 작디작은 세계에 나타난 노래하는 꼬리가 이끄는 길고 아름답고 튼튼한 여정이 시작된다. 좁은 세계에서 드넓은 바깥세상을 경험하며 낯선 존재를 받아들이는 마을 사람들과 홀로 남은 소년이 고독과 기다림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오후의소묘ㆍ32쪽ㆍ1만5,000원
◇별이 내리는 밤에
센주 히로시 지음. 1995년 ‘미술계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받으며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일본의 대표 미술 작가 센주 히로시의 유일한 그림책. 1994년 그린 이 그림책은 아기 사슴이 별똥별을 쫓아 화려한 도시를 거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그린다. 별을 따라 모험을 나선 아기 사슴의 여정은 지도 위에 별자리로 남는다. 푸른 밤이 펼쳐지는 그림 안에서 우주와 자연에 대한 상상력이 신비로움을 그려낸다. 열매하나ㆍ36쪽ㆍ1만8,000원
◇모두를 위한 집
티보 라싸 지음. 이경혜 지음. 반건축의 선구자 고든 마타-클락의 작품 ‘원뿔 교차’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상상을 초월하는 건축 프로젝트. 예술이 세상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는 천재 건축가의 끝없는 상상력이 펼쳐진다. 직각과 네모만 사랑하는 건축가 위젠느가 공사 현장에서 나무와 사랑에 빠진다.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과 식물에도 도움이 되는 집을 상상하며 자연의 행복을 바란다. 일상의 행동으로 세상을 더 좋게 만들어가는 예술 감각과 생태 감수성을 일깨운다. 원더박스ㆍ41쪽ㆍ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