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흥행 부진의 최대 피해자는 최고위원 후보들이다. 전대를 계기로 이름을 알려야 하는데 전대에 관심 자체가 없는 데다 그나마도 코로나19와 수해로 인해 언택트 방식으로 당원들을 만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당 사정을 잘 아는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8ㆍ29 전대와 관련해 “정치부 기자들도 8명의 최고위원 후보들을 전부 외우는 사람이 드물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최고위원 후보들이 내세운 정책과 정견이 관심의 대상에서 멀어지자, 보다 못한 당 지도부가 지난달 말 예능 토론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딱딱한 질의응답 대신 ‘OX 퀴즈’ 등 게임 형식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전국적인 수해로 순회 합동 연설회마저 취소되는 상황이라 이제 그런 기회마저 갖기 어렵게 됐다. 최고위원 후보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지방의회를 순회하면서 합동 간담회를 갖는 정도가 전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마다 현안에 대한 자극적 메시지라도 던져 친문 표심을 잡으려고 안달이다. 친문 색채가 덜했던 후보들도 여권을 공격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물고 늘어지면서 비판을 이어나가는 게 결국은 친문 눈에 도장 찍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전대에는 김종민ㆍ노웅래ㆍ소병훈ㆍ신동근ㆍ양향자ㆍ이원욱ㆍ한병도 의원과 염태영 수원시장 등 8명이 최고위원 후보로 뛰고 있다. 여성 최고위원 1명은 반드시 당선되도록 한 규정에 따라 양향자 후보는 최고위원 선출이 확정된 상태여서 나머지 7명 중 4명만이 살아남게 된다.
최고위원은 당 대표와 마찬가지로 권리당원 40%, 대의원 45%, 일반여론조사 10%, 일반당원 5% 등 투표ㆍ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해 선출된다. 하지만 최고위원 선거는 1인 2표제여서 판세 예측이 쉽지 않다. 다만 지난달 29~30일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김종민(26.7%)ㆍ노웅래(18.9%)ㆍ양향자(13.8%) 후보가 1강 2중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순위 그룹은 염태영(8.5%), 소병훈(4.7%), 신동근(4.2%), 한병도(3.9%), 이원욱(1.8%)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혼전 중이다. 3선 수원시장으로 유일한 원외 후보인 염태영 후보가 첫 지자체장 출신 최고위원이 될 수 있을지도 관심 포인트다. 전반적으론 ‘지지 후보 없음’ 또는 ‘잘 모름’ 답변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판세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무선 100% RDD방식 ARS조사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5.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