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 기자들도 최고위원 후보 이름 다 몰라"

입력
2020.08.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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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김영화의 정치행간’은 의회와 정당, 정부와 청와대 등에서 현안으로 떠오른 이슈를 분석하는 코너입니다. 치열하게 다투다가도 타협을 이끌어내는 게 정치입니다. 그 이면의 합의와 조정 과정을 따라가며 행간 채우기를 시도합니다.


“전당대회 흥행 부진의 최대 피해자는 최고위원 후보들이다. 전대를 계기로 이름을 알려야 하는데 전대에 관심 자체가 없는 데다 그나마도 코로나19와 수해로 인해 언택트 방식으로 당원들을 만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당 사정을 잘 아는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8ㆍ29 전대와 관련해 “정치부 기자들도 8명의 최고위원 후보들을 전부 외우는 사람이 드물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최고위원 후보들이 내세운 정책과 정견이 관심의 대상에서 멀어지자, 보다 못한 당 지도부가 지난달 말 예능 토론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딱딱한 질의응답 대신 ‘OX 퀴즈’ 등 게임 형식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전국적인 수해로 순회 합동 연설회마저 취소되는 상황이라 이제 그런 기회마저 갖기 어렵게 됐다. 최고위원 후보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지방의회를 순회하면서 합동 간담회를 갖는 정도가 전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마다 현안에 대한 자극적 메시지라도 던져 친문 표심을 잡으려고 안달이다. 친문 색채가 덜했던 후보들도 여권을 공격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물고 늘어지면서 비판을 이어나가는 게 결국은 친문 눈에 도장 찍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전대에는 김종민ㆍ노웅래ㆍ소병훈ㆍ신동근ㆍ양향자ㆍ이원욱ㆍ한병도 의원과 염태영 수원시장 등 8명이 최고위원 후보로 뛰고 있다. 여성 최고위원 1명은 반드시 당선되도록 한 규정에 따라 양향자 후보는 최고위원 선출이 확정된 상태여서 나머지 7명 중 4명만이 살아남게 된다.

최고위원은 당 대표와 마찬가지로 권리당원 40%, 대의원 45%, 일반여론조사 10%, 일반당원 5% 등 투표ㆍ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해 선출된다. 하지만 최고위원 선거는 1인 2표제여서 판세 예측이 쉽지 않다. 다만 지난달 29~30일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김종민(26.7%)ㆍ노웅래(18.9%)ㆍ양향자(13.8%) 후보가 1강 2중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순위 그룹은 염태영(8.5%), 소병훈(4.7%), 신동근(4.2%), 한병도(3.9%), 이원욱(1.8%)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혼전 중이다. 3선 수원시장으로 유일한 원외 후보인 염태영 후보가 첫 지자체장 출신 최고위원이 될 수 있을지도 관심 포인트다. 전반적으론 ‘지지 후보 없음’ 또는 ‘잘 모름’ 답변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판세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무선 100% RDD방식 ARS조사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5.0%다.



김영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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