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살림의 ‘가계부’로 불리는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이 올해 상반기 기준 110조원을 넘어섰다. 관리재정수지는 올해 들어 매달 역대 최대 적자폭 기록을 경신하며 바닥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정부 지출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의 주 수입원인 세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세수 감소는 법인세에 이어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등 전방위로 확산되며 `세수절벽` 현상을 보이고 있다.
11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재정동향 8월호’에 따르면, 올해 1~6월 정부의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는 90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각종 연기금 부분을 제외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110조5,000억원 적자가 났다. 이는 201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 적자폭이다.
관리재정수지가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정부 지출 규모는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 수입원인 세수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 1~6월 정부 지출은 316조원으로 전년 대비 31조4,000억원이 증가했다. 하지만 정부 수입은 226조원으로 같은 기간 20조 1,000억원이나 감소했다.
정부 수입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국세 수입이 전년대비 23조 3,000억원이나 줄어든 것이 결정타였다.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주요 세목이 모두 크게 감소하면서 세수 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올해 1~6월 법인세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조5,000억원, 부가가치세는 3조5,000억원이 덜 걷혔다. 소득세도 6월 누계기준으로 3조 7,000억원이나 감소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종합소득세 세정지원과 근로장려금 반기 지급 등의 영향으로 소득세 감소폭이 컸다"며 "세정지원 효과 등을 감안하면 6월 누계세수는 전년대비 11조 4,000억원 정도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